아내를 살해하고 교통사고로 위장해 거액의 보험금을 노린 남성이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 받았다. 살인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찾지 못 했던 법원은 간접 증거를 통해 살인 혐의를 인정하며 엄중히 처벌했다.

아내 살해 후 교통사고 위장,
보험금 편취한 남편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위장해 거액의 보험금을 편취한 5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송중호)는 지난 7일 살인,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6월 2일 경기 화성시의 한 산길에서 아내 B씨를 차량에 태운 뒤 인적이 드문 곳에서 질식사하게 하고 이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사망 보험금 등을 편취하려 한 혐의를 받았다.

사건의 쟁점은 A씨의 살인 혐의를 뒷받침할 직접 증거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간접 증거와 정황 증거를 종합해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
간접 증거로 드러난 진실

법원은 A씨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던 중 아내 명의의 보험금을 수령하려는 동기를 주목했다.

사건 직전 A씨는 B씨 명의로 3억 원의 여행보험을 추가로 가입하고 만기를 연장했으며 B씨 사망 이후 보험금을 받아 전세 보증금 반환 등 경제적 문제를 해결한 점이 확인됐다.

사고 현장과 의학적 증거 역시 A씨의 주장을 배척하는 근거로 작용했다.

사고 현장에서 급정거나 급회전의 흔적인 스키드마크와 스커프마크가 없었고 의사 및 법의학 교수들은 B씨의 심정지가 교통사고보다는 질식사에 의한 가능성이 높다고 진술했다.

B씨가 운전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가족들의 증언과 A씨의 진술 번복도 그의 주장을 약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

사건 해결의 결정적 단서

사건은 단순 교통사고로 마무리될 뻔했으나 검찰이 확보한 전화 녹취록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사건 발생 3주 전, B씨가 동생에게 "A씨가 나를 죽이고 보험금을 받으려는 것 같다"고 언급한 녹취 내용이 밝혀졌다. 이를 통해 추가 수사가 이루어졌고 A씨의 범행 계획이 드러났다.

법원은 "피고인은 법률상 배우자를 치밀하게 살해하고 이를 교통사고로 위장했으며 범행을 부인하며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징역 4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비난 가능성이 크고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은 간접 증거만으로 치밀한 계획 범죄를 입증한 사례로 보험사기 및 계획 살인의 위험성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더불어 보험 관련 범죄의 예방과 처벌 강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