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차 뒤집혀 얼굴에 화상"…불법 깡통열차 왜 못 막나요

지난 2일 오후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소래포구 해오름광장. 파란색 세발 오토바이에 연결된 깡통열차 6량이 광장을 내달렸다. 형형색색의 바람개비로 장식된 깡통열차는 인당 5000원의 요금을 받고 손님을 태웠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시민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자 영업을 멈췄다. 인천 남동구청에는 최근 열흘간 “깡통열차가 영업을 못 하게 단속해달라”는 민원을 20건 이상 접수했다.
깡통열차는 드럼통을 개조해 만든 열차 형태의 기구다. 주로 전동차량에 연결해 관광객이 많은 유원지·관광지에서 운행한다. 최근 들어 사고가 잇따르고 도로 불법 점유가 계속되면서 시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첫 손에 꼽히는 건 사고 우려다. 지난 3월 경기도 포천의 한 테마파크에서는 3세 쌍둥이 자녀와 함께 깡통열차를 탄 김모(37)씨는 열차가 방향을 틀며 전복돼 부상을 당했다. 김씨의 두 딸은 앞니가 깨지고 얼굴·손등과 팔 등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지난 2019년엔 진주에서 깡통열차가 전복돼 7명이 다쳤고, 지난 2018년 8월엔 오이도 깡통열차 사고로 6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지난 3월 포천 테마파크에서 아들과 깡통열차를 탄 권모(42)씨는 “열차의 뒤로 갈수록 회전할 때 탄력이 붙어 상대적으로 빠른 느낌을 받았다”며 “생각보다 위험한 기구”라고 말했다.
시흥시에서는 빨간등대 인근 오이도 자전거도로에서 운행 중인 깡통열차로 인한 갈등이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시흥시에서는 2019년 인근 자전거도로에 깡통열차가 진입하기 어렵게 볼라드(차량 진입억제용 말뚝)를 설치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도 볼라드를 추가 설치했다. 그럼에도 깡통열차 운행이 끊이지 않자 시흥시는 결국 지난달 22일 적발한 깡통열차 운행업자를 경찰에 고발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도로의 구조나 교통에 지장을 줬다”(도로법 75조)는 이유다. 시흥시 관계자는 “충돌 위협을 느낀 시민들이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강경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깡통열차 운행을 금지할 더 강력한 수단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공원에서 깡통열차를 운행할 경우엔 “이륜 이상의 바퀴가 있는 동력장치를 이용하여 행하는 영업행위를 금지한다”는 공원녹지법 시행령(50조) 정도가 유일한 단속 근거다. 위반 시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깡통열차는 불법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이용을 자제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지자체에서도 추가 운행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park.jongsu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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