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도시 태안, 탄소중립의 수도로"

신문웅 2025. 11. 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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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부발전, 본사 이전 10년 맞아 태안 앞바다서 신재생에너지 대전환 시동

[신문웅(태안신문) 기자]

충남 태안군이 다시 대한민국 에너지 지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태안군으로 본사를 이전한 지 10년을 맞은 한국서부발전이 태안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집적화 단지 조성에 본격 나섰다. 해상풍력과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탄소중립 전환 모델'이 현실화되면서, 태안은 석탄 시대를 넘어 청정에너지 수도로 거듭날 전망이다.

서부발전은 가동중인 태안화력 1~8호기(총 4,000MW)를 2037년까지 순차적으로 폐지한다. 1호기는 2025년 말, 8호기는 2037년 말에 폐지될 예정이며 이미 '에너지전환지원단'을 출범하고 본사 내 '에너지전환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센터에선 근로자 재교육과 지역 주민 소통, 대체 산업 발굴을 추진 중이다. 회사 측은 "석탄 시대의 종말과 함께 탄소중립 시대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서부발전이 지난 4일 태안 본사에서‘코웨포(KOWEPO) 미래에너지 포럼’을 진행한 가운데 사진은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이 포럼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 신문웅(한국서부발전 제공)
폐지되는 석탄화력 부지와 기존 송전계통은 서해권 신재생에너지 허브로 재활용된다. 태안 앞바다엔 총 1.4GW 규모 해상풍력단지 조성이 계획돼 있다. 세부적으로는 ▲태안 해상풍력 500MW ▲태안 서해 해상풍력 495MW ▲태안 가의 해상풍력 400MW 등으로 구성되며, 총 사업비는 약 4조 원 규모에 달한다. 2027년 착공해 2032년까지 단계적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평균 풍속 7m/s 이상으로 평가되는 태안 해역은 서해권에서도 발전 효율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태안 해상풍력단지는 안정적인 바람 자원과 기존 송전망 활용으로 경제성을 높일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한다.
특히 태안항에는 해상풍력 O&M(운영·유지관리) 전용부두가 조성될 예정이다. 30톤급 선박 14척이 접안 가능한 규모로, 풍력터빈 기자재 운송과 해상케이블 인입, 유지보수 선박 운영이 가능해져 서해권 해상풍력 산업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한전과의 '계통연계 협의체'를 통해 기존 석탄 송전망을 신재생 송전계통으로 전환하는 실증도 검토 중이다. 이는 국내 최초 사례로, 기존 화력 발전 설비를 재활용해 신재생 설비와 통합 운영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이 태안 앞바다에서 추진되고 있는 해상풍력발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사진 해상풍력발전 단지 조감도)
ⓒ 신문웅(태안군 제공)
육상에서는 주민참여형 태양광 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이원면 이원호 수상태양광(43MW)은 20년간 총 95억 원을, 원북면 햇들원 태양광(60MW)은 총 110억 원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연간 환원금액은 각각 4.8억 원, 5.5억 원 수준이다. 서부발전은 향후 해상풍력에도 이익공유형 모델을 적용해 주민 참여와 지역 수익 공유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익공유형 모델은 단순히 발전 수익을 나누는 것을 넘어, 지역주민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발전소 운영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서부발전의 태안 모델은 석탄자산을 재활용해 초기 투자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지역과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로 공기업형 RE100 플랫폼의 선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안화력 부지 약 460만㎡는 재생에너지 집적화 단지 조성의 핵심 자원으로 활용된다. 서부발전은 BESS(에너지저장시스템), 수소혼소 발전, 신재생 통합관제센터 등을 포함한 단지를 구축해 2035년까지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송전계통 유휴용량 활용과 환경영향평가 간소화, 계통 우선권 부여 등 제도적 지원이 뒤따를 경우, 집적화 단지 실현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충청남도와 태안군은 '에너지전환 공동대응 협의체'를 운영하며 산업 전환, 고용 안정,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한다. 발전소 폐지로 인한 고용 충격을 최소화하고, 신산업 전환 인력 재배치를 위한 '에너지전환 아카데미' 등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지역 교육 관계자는 "태안형 에너지 전환 모델은 단순한 산업 이전이 아닌, 지역 인력의 재교육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까지 연계되는 체계적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태안은 서해안 중심에 위치해 풍력·태양광·수소 등 다양한 에너지원 활용이 가능한 최적의 입지"라며 "해상풍력 전용부두와 집적화 단지를 중심으로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 모델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주민 참여와 수익 공유를 통해 태안을 에너지 자립도시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태안권 해상풍력 1.4GW가 완공되면 연간 약 350만MWh의 전력 생산과 200만 톤 CO₂ 감축, 4만 가구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여기에 육상 태양광을 더하면 태안은 명실상부한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태안 모델은 탄소중립 전환과 지역상생을 동시에 실현하는 사례로, 전국적으로 벤치마킹될 만하다"고 평가한다.
 충남 태안군 이원호에 한국서부발전이 건설한 수상 태양광 발전소 전경
ⓒ 신문웅(한국서부발전 제공)
서부발전은 이를 통해 기업들의 RE100 전환 지원과 지역 지속가능 수익 구조, 국가 탄소 감축 목표 달성을 동시에 추진한다. 특히,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지원함으로써 국내외 ESG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은 "태안에서의 10년은 서부발전과 지역의 도약을 준비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의 100년은 긴밀한 지역 협력을 바탕으로 에너지 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고 수소발전·해외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무탄소 발전량 32TWh와 신사업·해외사업 매출 2조 3,000억 원을 달성,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석탄의 검은 연기 대신 서해의 바람과 햇살이 태안을 밝히는 시대가 시작됐다. 한국서부발전의 태안 신재생 대전환 실험은 지역 상생과 탄소중립을 동시에 실현하는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의 축소판으로 평가된다. 태안은 이제 '석탄의 도시'에서 '청정에너지 수도'로 변모하며, 탄소중립 시대의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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