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크게 하락, 추석 앞두고 농민들 근심 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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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쌀값이 심상찮다.
본격적인 벼 수확을 앞두고 계속되는 쌀값 하락으로 농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 계속되는 쌀값 하락으로 농민들 울분이 커지고 있다.
- 전국에서 농민들이 논을 갈아엎는 등 계속되는 쌀값 하락과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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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시대 한중봉]
▲ 본지는 최창렬 한국쌀전업농남해군연합회장을 지난 9일 만나 최근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쌀값 관련 인터뷰를 했다. 최 회장은 "10월 초순에도 벼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농민들의 울분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
ⓒ 남해시대 |
- 계속되는 쌀값 하락으로 농민들 울분이 커지고 있다.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해담쌀 등 조생종 벼가 출하되기 시작했고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이 1등품 40kg 한 가마니에 5만2천 원에 매입하고 있다. 이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1만1천 원 낮은 가격이다. 아직은 출하하는 농민이 적어 일부 농민만 울분을 삭이고 있지만 중만생종 벼가 출하되기 시작하는 10월 초순에는 벼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농민들의 울분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 근래 쌀값 추이는 어떤가?
"농자재값은 크게 올랐지만 쌀값은 크게 떨어졌다. 최근 80kg 한 가마니 가격이 14개월 만에 17만원 대로 떨어진 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통상적인 쌀값 추이라면 수확기(10~12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5월부터 오름세로 돌아서는데 올해는 오히려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25일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은 80kg 한 가마당 17만9516원으로 전 순기 18만1148원에 비해 0.9% 하락했다. 지난해 수확기 평균 가격 20만2797원과 대비하면 무려 11.5%인 2만3281원이 떨어졌다. 수확기를 코앞에 두고 산지 쌀값이 17만원 대로 내려앉으면서 쌀 농가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 왜 이렇게 쌀값이 바닥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지?
"쌀값 하락의 주요 원인은 쌀 수입이다. 우리나라의 지난 5년간 평균 쌀 자급률은 93.5%다. 그런데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따라 40만8700톤의 쌀을 수입하고 있다. 이 물량이 우리나라 연간 쌀 총생산량 대비 11.4%다. 쌀을 수입하지 않으면 쌀이 남아도는 일은 없다는 말이다.
두 번째 쌀 소비량 감소다. 통계청의 `2023년 양곡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4kg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인당 돼지·소·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 60.6kg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소비 패턴 변화에 따라 줄어든 쌀 소비를 탓할 수만은 없다. 남해군과 지역농협은 자체적으로 쌀 소비 촉진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쌀값 하락 대책을 지역과 농협에만 맡겨 두어선 안 된다."
- 농민들이 생각하는 적정 쌀값과 쌀값 안정화 대책은 무엇인가.
"정부 스스로 지난해 80kg 쌀 한 가마니 가격을 20만원 선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목표 가격만 제시해 놓고 손을 놓는다면 정부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시장 격리를 하지 않고 있는데 쌀 소비에 한계가 있다면 정책적으로 시장 격리에 나서야 한다. 농업, 특히 쌀 사업은 생명산업이므로 시장 논리에 맡겨 둘 문제가 아니다. 정책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우리는 나락값 기준으로 1kg에 2300원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밥 한 공기 쌀값으로는 300원이다. 이게 무리한 요구인가.
쌀값 안정화를 위해서는 첫 번째로 쌀 수입을 막아야 한다. 수입을 막기 힘들면 수입쌀은 식용이 아닌 사료용, 수출용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해야 한다. 아울러 쌀값 공정 가격이 보장될 수 있도록 양곡관리법 전면 재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 전국에서 농민들이 논을 갈아엎는 등 계속되는 쌀값 하락과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 항의하고 있다.
"지난 8월 6일 전국 농민들이 서울에 모여 쌀값 대책을 촉구했지만 현 정부는 묵묵부답이었다. 농민들은 15만 톤, 20만 톤 격리를 이야기 하는데 고작 5만 톤, 그것도 올해 수매해야 할 물량에서 당겨 격리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는 사실상 무대책이다. 농업을 무시하고 농민을 천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정부의 무관심, 무대책, 무책임한 태도는 농민들의 더 큰 저항을 불러왔다. 전국적으로 논 갈아엎기 투쟁이 번지고 있다. 오는 28일 경남농민대회, 11월 전국농민대회를 통해 농민값이기도 한 쌀값 보장을 강력하게 촉구해 나갈 것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쌀농사가 흔들리며 농업인의 삶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식량주권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농가의 생존권 보장과 매년 반복되는 쌀값 하락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대책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 재배면적을 조금씩 줄여나가야 하는데 올해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가루쌀 재배 확대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 농민들은 고품질 쌀 생산에 주력해야 한다. 미질 향상을 위해서는 질소비료를 적게 줘야 한다. 적정시비를 통해 쌀 단백질 함량을 줄여 밥맛을 좋게 해야 한다.
남해의 경우 마늘과 시금치 재배를 위해 물을 빨리 떼고 충분히 익지 않은 나락을 수확하는 농가가 있다. 이는 고쳐져야 한다. 남해군과 농협에서도 남해쌀 미질 향상과 남해쌀 판매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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