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고리형 관람차 '서울링'…수익성·접근성, 다 잡을 수 있을까?
조원철 "서울링 타면 전망 좋은 날엔 행주산성까지 보일 것…수익성 걱정 없어, 새빛섬 하고는 달라"
시 "연간 350만 명 관광수요 발생, 사업성 문제 없어"…수익성 최우선, 관람료 높게 책정될 수도
오세훈 "업체가 관람료 폭리 취하지 못하도록 규정 넣을 것"…접근성 지적엔 "결코 불리하지 않다"
서울시가 오는 2027년까지 완공 예정인 세계 최대 규모 고리형 대관람차 '서울링(Seoul ring)'은 관광 인프라 민간투자 사업으로 추진되는 만큼 수익성 확보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또한 도심 한복판이 아니라 상암동 하늘공원에 들어서는 만큼 접근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는 "연간 350만 명 이상의 관광수요가 발생할 것이기에 사업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유럽을 방문 중인 오세훈 시장은 접근성 지적에 대해 "지금으로서도 결코 불리하지 않고, 앞으로 근처에 여러 가지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준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민간투자를 받아 상암동 하늘공원에 서울링을 만들 예정이다. 2025년 6월 착공해 2027년 12월 완공이 목표다. 사업비는 약 4000억원 규모로 투입될 예정이고, 설계와 공사 기간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시는 바큇살이 없는 고리 형태로, 투명한 튜브 안에서 캐빈이 돌아가는 방식을 일단 제시했으나 실제 디자인은 민간 제안을 검토한 뒤 확정된다.
일각에서는 민간 자본을 견인할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아직 불투명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례로, 서울시의 대표 민자사업 방식으로 추진된 서울 반포대교 인근 세빛섬은 2011년 완공됐지만, 운영사 선정을 둘러싼 문제로 3년간 개장이 미뤄지면서 한강의 흉물로 방치됐다. 세빛섬은 우여곡절 끝에 개장됐지만 세빛섬을 지나는 버스 노선이 2개에 불과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고 줄곧 적자에 시달렸다.
이와 관련해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런던아이를 타면 런던 템스강이 다 내려다보이고 경관이 좋아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 마찬가지로 서울링을 타면 한강이 내려다보이고 전망이 좋은 날에는 저 멀리 행주산성까지 보여 경치와 전망이 좋기 때문에 수익성은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세빛섬은 위치와 접근성이 나빠 적자가 났지만 서울링은 접근성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관람료가 높게 책정될 가능성도 있다. 런던아이의 경우 연간 350만명이 찾으면서 운영업체는 약 1500억원의 투자비를 3년 만에 회수했지만, 티켓은 약 40파운드(6만3000원)로 상당히 비싼 편이다. 이와 관련해 유럽을 순방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는 업체가 폭리를 취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도의적 책임이 있다"며 "업체와 계약할 때 특혜가 되지 않게 방지하는 규정을 반드시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런던아이와 달리 서울링이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변에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서울시는, 서울링이 들어서는 월드컵공원 일대에 전망타워를 만들고 미로정원, 체육공원 등을 조성해 새로운 명소로 꾸밀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족캠핑장과 반려견 캠핑장, 18홀 규모의 파크 골프장도 추가될 예정이고, 접근성 향상을 위해 공중 보행로와 하늘공원을 오가는 곤돌라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된다. 유럽을 방문하고 있는 오 시장은 14일 접근성 지적에 대해 "하늘공원이나 노을공원도 결코 관광 측면에서 불리하지 않다"며 "그 근처에 여러 가지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준비될 것이고, 지금 현재로서도 결코 불리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런던아이가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도심 한복판에 있다는 측면에서 하늘공원에 들어서는 서울링의 접근성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 "뉴잴랜드의 경우에도 제일 큰 도시인 오클랜드에 익스트림 스포츠 시설물이 있다. 접근성이 떨어지면 평일 이용객이 적다. 관광 측면에서도 이용객이 훨씬 적을 수밖에 없고, 대관람차 서울링 주변에 많은 볼거리를 준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 6월 민간제안서를 접수하고 내부 검토를 거쳐 내년에 공공투자관리센터 적격성조사 및 기획재정부 민간투자 심의, 시의회 동의 등 후속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시 공공개발기획 관계자는 "연간 350만 명 이상의 관광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방문 관광객 3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15% 정도만 방문해도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본다"며 "민간투자 사업 관련 문의가 벌써 많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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