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펫보험 점유율 70%에서 50%로 하락한 까닭

(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의 펫보험 선두주자 이미지가 무너지고 있다. 2018년 10월 상품 개발 후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겼으나 현재는 50% 수준으로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점유율이 더욱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유사한 상품들이 타 손보사에서도 개발되며 담보 차별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 보유 계약 건수는 업계 전체 건수인 11만472건 중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원수보험료 기준으로도 1위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점유율은 하락한 상태다. 메리츠화재는 2022년 당시 펫보험 점유율이 80% 수준에 육박했었으나, 현재는 점유율이 하락했다는 게 메리츠화재 전 직원의 전언이다.

메리츠화재는 2018년 10월 펫보험을 장기상품으로 출시하면서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지난 2022년 말 기준으로는 점유율이 70%를 넘겨 80%에 달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 다수의 시각이다. 그러나 현재는 점유율이 50% 수준이므로 1년 사이 점유율이 급격하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펫보험 보장이 개별사 상품마다 큰 차이가 없고, 정부가 펫보험 활성화 기조를 내걸면서 경쟁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펫보험을 출시한 11개사(삼성·현대·DB·KB·메리츠·한화·롯데·하나·에이스·농협·캐롯 등) 기준 원수보험료는 2023년 말 기준 468억원으로, 보유계약 한 건당 평균 월납 보험료는 3만5000원 수준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펫보험 상품을 출시한 보험사 다이렉트 채널을 통해 가입하면 소형견(말티즈) 실속형 플랜을 3~4만원대의 보험료를 내고 가입할 수 있다. 상품 별로 자기 부담금액과 갱신기간은 유사한 형태로, 자기부담금 1·2·3만원, 보험료 갱신주기 3·5년 플랜이다.

펫보험이 처음 출시되던 당시에는 2개사(메리츠, 삼성)가 시장을 양분했으나 현재는 경쟁자가 늘어나 11개사가 판매 중이다. 판매되는 채널도 설계사를 통한 대면 가입이 아닌 온라인(CM·다이렉트채널) 채널이므로 설계사 수수료가 부과될 여지도 적다. 즉 고객 입장에선 합리적인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늘어난 상황이다.

이는 정부의 정책 기조와 연관돼있다. 정부는 국민의 반려동물 병원비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펫보험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수의사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제 21대 국회에서 주요 진료 항목 비용 게시, 중대 진료 행위 서면 동의 등 법적 기반은 마련된 상태다.

다만 반려동물 진료정보(질병명·진료행위명·진료코드)가 표준화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개별사 별로 담보가 사실상 동일해지며 담보가 유사해진 상태다. 즉 펫보험을 신규로 개발하는 보험사들은 기존에 출시된 상품을 참고해 상품 개발에 나서게 된다는 의미다.  담보가 일정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메리츠화재의 점유율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수의사법 개정 등 활성화 기반이 마련되면 경쟁사들이 상품을 개발하는 데 뛰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로 반려동물 인구 중 1.4%만이 펫보험에 가입한 상황이므로 잠재 가입자 수도 클 수밖에 없다.

복수의 손보사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의 펫보험 점유율이 2022년 70%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경쟁사가 많아지면서 점유율이 하락하는 추세"라며 "2022년 당시 점유율이 80%에 육박했지만 개별사 상품 별로 보장 차별점이 뚜렷하지 않다 보니 시장을 삼성화재와 양분하던 과거와 달리 가입자도 분산이 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안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