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가 던진 숙제… 시민교육 필요한데 교사 정치편향 우려

이도경 2026. 7. 13. 02:0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혐오놀이’ 계기 국민 설문조사
‘학교에서 정치·사회 교육을’ 66%
‘왜곡된 시각 주입 우려’도 64%나


고교 야구에서 5·18민주화운동 조롱 응원이 나오고 교권 붕괴를 다룬 드라마 ‘참교육’이 호응을 얻으면서 교사의 정치적 발언 허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극우 성향의 혐오와 조롱이 놀이 문화로 퍼지고 있음에도 교사의 교육 활동은 위축돼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반면 교사의 정치적 편향이 학생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학교가 정치 투쟁의 장으로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12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원은 국가공무원법 등에 따라 정당 가입과 후원, 선거 출마, 선거 운동이 금지된다. 정치적 의사 표현 역시 제한되다 보니 교직 사회에선 정치적 발언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이 지난 9일 발표한 ‘교사 교육권 침해 및 정치 관련 민원 사례조사’를 보면 지난해 11월 3~9일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응답한 교사 1937명 중 391명(20.2%)은 ‘정상적 교육 활동에 정치중립 위반이란 항의나 민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신고·고소 위협을 받은 경험’은 169명(8.7%), ‘실제 신고·고소 등 법적 절차를 겪은 경험’은 39명(2.0%)이었다.

한 학교는 제주도 수학여행 일정에 ‘4·3공원’을 포함했다가 정치·이념 편향을 지적하는 민원을 받았다. 다른 학교에서는 초등 5학년 사회과 수업에서 일제강점기와 3·1운동을 다뤘는데 “교사와 학교 교육과정이 좌파로 치우쳐 있다”는 민원을 받았다. 5·18민주화운동을 교과서 내용대로 설명했지만 “좌파 사상을 주입한다”는 식의 항의가 들어오고, 영화 ‘서울의 봄’ ‘택시운전사’ 등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자료를 활용한 수업도 문제시됐다.

그럼에도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은 많았다. 교사노조가 같은 날 발표한 ‘2026 학교 내 민주시민교육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16~69세 국민 5000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6%는 “현재 학교 내 시민교육 수준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학생이 현실 정치의 쟁점과 사회적 문제를 어디에서 배워야 하는가’란 질문에 66.4%가 ‘학교’를 택했고, 교사가 수업에서 현실 정치의 쟁점과 사회적 문제를 교육 소재로 다루는 것에도 67.4%가 찬성이었다.

다만 교사의 정치 편향 우려도 적지 않았다. 정치 쟁점과 사회적 문제를 수업에서 다룰 때 가장 우려하는 사항으로 63.6%가 ‘교사의 정치적 편향에 따른 왜곡된 시각 주입’을 꼽았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로 학교 내 갈등·혼란 우려’가 16.2%로 뒤를 이었다.

박병기 한국교원대 윤리교육과 교수(국가교육위 민주시민교육특별위원회 위원)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일부 교사를 제지하려고 일반 교사의 정상적 교육 활동까지 틀어막은 결과가 (배재고 사태 등으로) 곪아 터진 것”이라며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교사를 제지하는 동시에 교육적 맥락에서 이뤄지는 정치적 발언이나 지도 활동은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