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판다는데, 中 돌연 "안 살래"…AI 반도체 팽팽한 수싸움

중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H200’의 통관을 금지하며 미·중 AI 힘겨루기가 다시 격화하고 있다. 중국이 최근 백악관이 발표한 AI 반도체 관세 조치에 수입 제한으로 맞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中, 엔비디아 H200 수입 통제

이날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온라인 관보를 통해 H200의 중국 수출 허가 방식을 ‘사례별 심사’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원칙적으로 수출 금지였던 것을 개별 심사만 거치면 수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이다.
대신 수출 물량은 미국 내 판매량의 50%를 넘지 않아야 하고, 무엇보다 고율의 관세를 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반입 후 중국에 되파는 고성능 칩에 관세 25%를 적용하기로 해서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칩 대부분을 대만 TSMC에서 만들어 미국에 들여온 뒤 재수출하고 있다.
H200 둘러싼 美·中 신경전

엔비디아는 이 같은 조치가 화웨이 등 중국 토종 기업의 성장만 돕는다며 규제 완화를 호소했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AI칩 수출 제한 조치로 연간 50억 달러(약 7조 원)가량의 매출 손실을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H200 수출을 승인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중국 기업들은 하나에 2만7000달러(약 4000만원)에 이르는 H200 칩을 200만개 이상 선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조치로 주문 물량의 반입 여부가 불투명해졌고,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재진입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힘겨루기” “기술 자립” 분석도
로이터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오는 4월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카드를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크리스 맥과이어 외교관계협의회(CFR)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이 AI 칩을 수출하는데 필사적이라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수입 승인을 대가로 미국의 양보를 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발적 수출 제한으로 화웨이나 캠브리콘 등 자국 AI칩 사용을 유도해 중국 반도체의 기술 완성도를 강제로 끌어올리게 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H200의 조건부 수출은 미국 정부의 정교한 계산에 따른 결과”라며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중국의 첨단 칩 제조 발전을 더디게 해 미국의 지배적 위치를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미국의 관세 조치는 단기적 수익 환수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중국의 반도체 독립을 앞당기는 촉매가 될 것”이라며 “중국은 H200을 연구용으로만 한정 수입하며 기술 혁신을 앞당기고 독자적 생태계를 완성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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