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그룹이 최근 티웨이항공 2대주주에 오르면서 항공업 확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평소 항공 분야에 눈독을 들여온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이 취임 1년8개월 만에 티웨이항공 지분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면서다. 지난해 그룹 회장에 오른 서 회장이 항공업으로 발을 넓혀 신사업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은 JKL파트너스의 투자목적회사인 더블유밸류업 유한회사가 가진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확보하면서 2대주주에 올랐다. 앞서 지난 7월1일 대명소노그룹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이 1059억원을 들여 지분 14.9%를 사들였고, 이달 1일 소노인터내셔널과 대명소노시즌이 JKL파트너스의 잔여지분 전량인 11.87%를 인수했다.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 지분 매입에 들인 자금은 1897억원 수준이다.
아직 2대주주지만, 사실상 경영권 획득이 목표로 보인다. 현재 최대주주인 예림당 및 티웨이홀딩스 지분율은 29.74%로 최대주주와의 지분 차이가 2.97%p로 좁혀졌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분 매입 당시 프리미엄까지 얹을 정도로 지분 확보에 공격적이었다. 소노인터내셔널의 매각 단가(주당 3290원)는 7월1일 종가(2725원)보다 20.7% 비싼 수준이다. 다만 대명소노그룹 관계자는 "티웨이항공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다"며 "투자 목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티웨이항공 최대주주, 당초 지분 확대 포기
항공업은 서 회장이 2011년 대명엔터프라이즈(현 대명소노시즌) 대표로 취임했을 때부터 눈여겨본 사업이다. 그해 티웨이항공이 매물로 나와 인수협상에 돌입했지만 가격 눈높이가 맞지 않아 결렬된 바 있다. 결국 예림당이 티웨이항공의 새 주인이 됐지만, 서 회장은 항공업 진출을 포기하지 않았다. 2015년에는 저비용항공사(LCC)를 직접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대명소노그룹은 이미 2010년 아시아 최대 LCC인 에어아시아의 국내 영업권을 획득했지만 직접 운영한 적은 없다.
그러다 티웨이항공 최대주주가 올해 초 지분 확대 기회를 포기하면서 소노인터내셔널이 항공업에 진출할 수 있었다. 올 2월 티웨이홀딩스는 더블유벨류업의 전환우선주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 지배 지분을 더 확보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었지만 이를 사실상 포기한 셈이다. 한 LCC 업계 관계자는 "대명소노그룹은 과거부터 항공업에 관심이 많았고, 이번이 경영권을 획득할 적기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소노인터내셔널이 예림당 측 지분을 모두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예림당 측의 최대주주 변경은 이미 JKL파트너스와의 동의가 전제된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대명소노가 예림당 측 지분을 양수하지 못한 것은 인수가액에 대한 이견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티웨이항공은 유럽 장거리 노선을 보유해 해외 사업 확장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호텔·리조트 사업이 해외로 진출할 때 항공기라는 교통수단이 있으면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사업 확장은 소노인터내셔널이 강조하는 사업 기조다.
소노인터내셔널은 2019년 베트남 송지아리조트 위탁운영권 확보를 시작으로 2022년에는 미국, 프랑스 등 해외 호텔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4월에는 한진칼로부터 미국 하와이주 호놀루룰의 와이키키리조트호텔 자산 일체를 약 1402억원에 사들였다. 이번 지분매입에 대해 소노인터내셔널 측은 "국내 호텔앤리조트 사업과 해외 시장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