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송이·홈런볼 '초코 과자' 줄줄이 인상…'기후 플레이션'의 습격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둔 소비자들이 쌉싸름한 가격 인상 소식을 접하게 됐다. 이상 기후로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오르면서 제과업체들이 연이어 초콜릿이 포함된 과자류의 가격 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커피류 가격 인상까지 겹치면서 달콤한 디저트와 커피 한 잔 가격도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다.
초코송이·홈런볼 너마저…인기 ‘초코과자’ 줄줄이 인상
1일 오리온은 초코송이, 비쵸비 등 총 13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0.6%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률이 가장 높은 제품은 초코송이와 비쵸비(20.0%)다. 초코송이는 편의점 기준 1개(50g) 1000원인데 1200원으로 오른다. 초코송이 가격 인상은 11년 만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원료 구매 계약이 짧게는 6개월부터 길게는 2년인데, 기존 계약이 만료되면서 갱신된 원가로는 마진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제품에 한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리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오리온의 일부 제품은 아예 공급 중단됐다. 코코아 원료 함량이 20% 정도인 초콜릿 ‘투유’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투유와 새알 제품의 경우 가격을 30% 이상 올리지 않으면 마진을 맞출 수가 없어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당분간 제품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상징성이 큰 초코파이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해 소비자들이 가장 즐겨 찾는 비스킷 1위에 꼽힌 해태제과 ‘홈런볼’ 가격도 1일부터 올랐다. 해태제과는 홈런볼을 비롯해 자유시간·오예스 등 10개 초콜릿 제품의 가격을 이날 평균 8.6% 올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코코아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인건비와 물류비, 에너지 비용 등 제반 비용의 상승으로 더는 원가 압박을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일부 초콜릿 제품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디저트계로 확산 우려…커지는 소비자 부담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NYBOT-ICE) 기준 코코아 선물 가격은 올해 4월 t당 1만2000달러에 육박하며 최고가를 썼다. 이후 소폭 내렸지만 지난달 29일 9425달러로 장을 마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코코아는 지난 수십 년 간 t당 2000달러 내외 시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는데, 공급이 급격히 줄어서 그런지 한번 오른 가격이 좀체 내려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과·베이커리 업계는 이미 상반기부터 가격 인상을 예고해왔다. 지난 6월에는 롯데웰푸드가 초콜릿 포함 제품 17종 가격을 평균 12% 올렸고, 같은 달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도 초콜릿이 포함된 빵·케이크 27종의 가격을 평균 3.9% 인상했다. 원료 가격 고공행진 기간이 길어질 경우 베이커리 등 디저트류 전반에 가격 상승 불씨가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더해 전 세계적으로 커피콩 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원두 원가 부담이 커진 커피 업체들의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5일 동서식품은 인스턴트 커피와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한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코리아도 지난 8월 그란데(473㎖) 및 벤티(591㎖) 사이즈 커피 가격을 각각 300원과 600원 인상했다.

코코아 수급 안정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코코아 수급 전망은 매우 불안정하다”고 진단하며 코코아 가격 하락을 기다리던 초콜릿 제조업체들이 재고를 대량으로 소진했다고 소개했다. 해외 기업들은 코코아 가격 인상 여파에 초콜릿 함량을 줄인 제품을 내놓거나 신제품 개발로 대응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위스 기업 네슬레는 영국에서 초콜릿 함량이 기존 제품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적은 신제품을 출시했고, 미국 기업 허쉬는 ‘킷캣’ 제품의 초콜릿 코팅을 대폭 줄인 신제품을 내놨다. 국내에서도 장기적으로는 초코 과자들의 초코 함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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