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대 피부도 늦지 않았다, 선블록 만큼 중요한 '이것' [노화 늦추기⑤]

정종훈 2024. 9. 1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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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뵙는 부모님, 그새 부쩍 세월이 느껴지시나요. “나이가 들어 그렇지”라고 그냥 넘겼던 증상이 알고 보면 질환의 증상이나 전조일지 모릅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 도움말을 받아 명절 기간 부모님 노화를 늦추는 다섯 가지 건강법을 연재합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문익준 교수가 말하는 ‘피부 건강’입니다.

지난달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한 시민이 부채로 뜨거운 햇빛을 가리며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중장년층이 평소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 중 하나가 피부 건강, 피부 노화 예방이다. 피부 노화를 늦추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비싼 화장품을 사거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시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가의 화장품을 과도하게 사서 쓰는 것보다 크게 돈이 들지 않는 일상 속 실천이 피부엔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평소 기본적인 피부 관리를 실천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서 항산화 음식을 섭취하는 식이다. 특히 귀찮더라도 매일 ‘선블록’ 같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게 피부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피부 노화의 적, 자외선


피부 노화는 여러 증상이 쌓여서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인 건 피부 탄력 저하로 인한 주름이다. 얇아진 피부, 검은 피부, 피지·땀 분비 감소, 콜라겐 감소 등도 피부 노화 증상이다.

피부 노화 속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유전적 요인도 작용하지만, 중요한 건 환경적 요인이다. 그중에서도 피부 노화의 ‘주범’은 자외선이다. 그 밖엔 수면 부족과 비만, 흡연, 음주 같은 생활 습관도 노화를 촉진하는 변수들이다.

50~60대 중장년층 중에는 피부 건강 관리를 시작하려다가 ‘너무 늦었다’고 생각해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나온다. 하지만 이 시기부터라도 피부 건강을 챙긴다면 노화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
자외선 구조도. 자료 서울아산병원


자외선 차단제 사용법은


피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는 귀찮아도 매일 바르는 게 좋다. 대개 옷으로 가리고 다니는 몸통·팔다리에 비해 얼굴과 목, 손은 오랫동안 자외선에 노출된다. 실제로 장년층에선 늘 노출된 얼굴 피부의 노화 속도가 몸통과 비교해 빠른 걸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평소 노출이 많은 피부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적극적으로 써야 한다. 실내에 있더라도 해가 잘 드는 곳이라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게 좋다.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큼 짜서 얼굴에 펴 바르는 게 좋은데, 모자라기보단 생각보다 많이 발라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야외 활동을 한다면 자외선 차단제를 두세 시간마다 덧발라 줄 필요가 있다.

자외선 차단제를 살 때도 잘 골라야 한다. SPF·PA 표시, 숫자와 기호 등이 제각각이라서다. 태양에서 우리 피부로 전달되는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자외선 A·B로 나눠진다. 자외선 A를 차단하는 능력을 PA 지수라고 하고, 자외선 B를 차단하는 능력을 SPF 지수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할 땐 SPF 지수는 30 이상, PA 지수는 2+(++) 이상인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28년간 트럭기사로 근무한 남성의 얼굴. 오른쪽보다 햇빛을 많이 받은 왼쪽에 자외선 노출로 인한 피부 노화가 뚜렷하다. 자료 NEJM


평소 적절한 피부 보습 챙기자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만큼 일상적인 피부 건강 챙기기도 중요하다. 특히 피부 보습이 노화 예방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피부는 건조해지면 노화가 더 빨리 나타나기 때문에 충분히 보습하는 게 좋다.

우선 씻은 다음, 본인에게 맞는 보습용 화장품을 바르는 게 좋다. 화장품마다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남들이 좋다는 화장품이 정작 나에겐 맞지 않을 수 있다. 비싼 화장품부터 무조건 사기보단 여러 제품을 써보면서 본인에게 맞는 걸 찾고, 그 제품을 꾸준히 쓰는 게 낫다.

수분 섭취도 피부 보습에 필수적이다. 건장한 성인은 하루에 음식이나 음료로 섭취하는 수분 외에 물(생수)을 약 2L 정도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 다만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피부 노화가 빨라지는 건 맞지만, 물을 많이 마신다고 해서 피부 노화를 예방하긴 어렵다. 그래서 물을 많이 마신다기보다 충분히 마신다는 생각을 하는 게 좋다.


때는 자주 밀지 않고, 숙면 챙기자


중장년층 중에는 뜨거운 탕에 들어간 뒤 몸을 불려 때를 미는 습관을 지닌 경우가 많다. 하지만 때를 자주 밀면 오히려 피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피부가 많이 건조해지고 약해지기 때문이다. 피부의 가장 겉면인 각질층은 때를 밀면 나오는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장벽’이 사라지는 셈이다. 때를 밀고 각질층이 얇아지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각종 자극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평소 생활습관도 피부 노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술을 많이 마시고 흡연하면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나왔다. 수면 부족도 피부를 빨리 늙게 하는 만큼 충분히 숙면을 취하는 게 좋다. 또한 얼굴뿐 아니라 목·손 등도 핸드크림을 바르는 등 세심히 관리하는 게 좋다.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도 잘 챙겨야 한다. 여러 기능성 화장품을 쓰는 것보다 피부 보습을 위해 가습기를 쓰거나 운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먹는 콜라겐 제품이 많이 나와 있지만, 이것보단 영양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게 피부 건강에 ‘플러스’(+)가 된다. 건강기능식품으로 피부 노화 예방, 피부 질환 치료가 가능하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문익준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신체 건강=피부 건강’, 운동·음식 챙기자


피부 노화는 신체 노화와 한 몸처럼 움직인다. 전신 건강이 곧 피부 건강으로 이어져서다. 나이가 들수록 쇠퇴하는 신체 기능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면 피부 노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결국 적절한 유산소·근력 운동으로 건강을 챙기고, 균형 잡힌 식사로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게 좋다. 무엇을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피부 노화 속도가 달라진다. 많은 피부질환은 비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건강한 식습관으로도 충분히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기름지거나 달콤한 음식을 즐기기보단 항산화 음식을 많이 먹는 게 도움이 된다. 구체적으로 브로콜리 등 녹황색 야채, 다양한 견과류, 단백질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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