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트가 주는 '감정의 차이'...일상 속 글자의 중요성에 대하여

조회 472025. 2. 14.

사랑해! - 모두 '사랑해'라는 같은 단어이다.

서체. / 한백영

그런데 여러분의 감정은 어떠한가? 모두 같은 '사랑해'로 느껴지는가? 분명 아닐 것이다.

휘휘 날려쓴 '사랑해'는 자유분방한 사랑의 에너지가, 궁서체로 쓴 '사랑해'는 조금은 점잖은 감정이, 두껍고 각진 '사랑해'는 우직하고, 진솔한 감정 등 각각의 '사랑해'의 감정이 각각 다르게 전해질 것이다.

왜 그럴까? 왜 같은 의미인데, 글자의 스타일에 따라 감정이 왜 다르게 전해질까?

이는 '분명' 글자의 모양에 따라 시각적으로 전달해 주는 감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글씨의 모양새의 집합체를 서체나 폰트라고 부른다.

서체와 폰트는 같은 의미?

일상적으로 우리는 서체와 폰트를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정확한 의미는 구분된다.

서체(Typeface): 글자의 전체적인 디자인 개념 (예: Times New Roman, Arial) 폰트(Font): 특정 서체의 세부 스타일 (예: Times New Roman Bold 12pt, Arial Italic) 쉽게 설명하자면 특정한 형태의 글자들을 모음은 서체를 말한다.

그리고 그 서체의 크기, 굵기 등을 포함하는 글꼴의 스타일을 폰트라고 한다.

개념은 위와 같지만, 디자인 현업에서도 구분짓지는 않고, “OO서체”, “OO 폰트” 이런식으로 혼용하여 사용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이제부터 서체로만 소통하겠다.

서체가 감성을 만든다

우리는 매체를 접할 때, 수 많은 이미지와 서체로 내용을 접한다.

이미지로 감정을, 서체로 정보를 전달 받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서체를 통해서도 감정을 전달받는다.

서체의 스타일에 따라 “정직한, 가벼운, 행복한, 딱딱한, 귀여운” 등의 감정을 전달 받는다.

특히 자랑스런 우리 한글은 전세계적으로 독특한 조형미를 지닌 문자로서 감정의 전달이 매우 뛰어나다. 알파벳도 조형미가 뛰어난 문자이지만, 우리 한글은 알파벳이상으로 조형미가 뛰어나며, 그 유니크함은 감히 세계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서체가 어떤 모습을 지니는지에 따라 전달되는 감정이 변한다.

부드러운 곡선이 강조된 ‘나눔손글씨’ 서체는 따뜻한 감성을 전달하는 반면, ‘프리텐다드’ 같은 고딕체는 직관적이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초등생 꼬마 친구가 정성들여 꾹꾹 눌러쓴 듯한 ‘한나' 서체는 어린이의 귀여움이 전달된다.

우리의 감정은 모양새를 일일이 해석하지 않고 무의식으로 감정적 반응을 보인다. 명조체가 주는 클래식한 무드, 손글씨체가 주는 친근함, 가독성 높은 고딕 폰트가 주는 신뢰감 등 폰트 각각 마다 전해주고자 하는 메시지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서체의 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스마트폰의 뉴스, 영상의 자막, 무수한 광고, 지하철 노선도, 식당의 메뉴판까지 일상 생활에 수 많은 글자들을 마주친다.

그렇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글자들이 어떤 서체인지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디자이너들은 매체의 특징과 목적을 고민하여 서체를 선택하고 사용한다.

맥락에 적합한 서체를 선정한 후 크기, 두께, 자간 등을 조정하여 정보 요소와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독자는 글의 정보 뿐만이 아니라 감정까지 함께 전해받게 된다. 서체가 단순한 글씨체가 아니고 감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서체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되고, 사용자 경험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서체는 가독성만 중시되던 시기가 있었으나, 이런 서체의 힘을 알아채고 서체를 적극적인 브랜딩의 무기로 활용한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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