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디자이너들이 스틸의 미감을 활용하는 법.

2023 리빙 트렌드 중 하나인 믹스 매치. 특성이 다른 소재들 간의 조합이 각광을 받고 있다. 공간 디자인 분야에서는 스틸과 우드 소재, 우드 합판과 아크릴 파티션을 함께 사용한 믹스 매치가, 한편 가구 디자인에서는 세라믹과 가죽 소재, 알루미늄과 아크릴 소재의 접목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믹스 매치를 내 공간에도 적용하고 싶다면? 스틸을 믹스 매치하는 공간 스타일링 방법 3가지를 준비했다.

#1. 스틸과 우드 소재의 믹스 매치

주거 및 상업 공간을 설계하는 스튜디오 여덟시간은 일반적인 주방의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서로 다른 소재들을 조합했다. 바로 내추럴한 자작 합판과 차가운 성질의 스틸을 사용해 싱크대를 제작한 것. 주방 벽 부분은 일부만 소형 사이즈의 타일로 마감해 차별화를 두었다.

상업 시설의 인테리어 작업을 주로 하는 스튜디오 스튜디오의 아이디어. 레스토랑 마타렐로의 공간 구획을 위한 벽체에 눈이 간다. 스틸로 만들어진 벽은 공간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며, 우드와 스틸 소재로 이뤄진 두 공간을 한 번에 보는 재미를 준다. 가구들은 스튜디오 스튜디오의 도광훈 디자이너가 디자인했다. 스틸과 우드 등의 마감재로 이뤄진 공간의 콘셉트에 통일감을 더한다.

공간에 큰 변화를 주기 부담스럽다면 다른 소재로 이뤄진 가구들을 믹스 매치하는 것도 방법. 아틀리에 이치는 길게 구획된 원목 소재의 주방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스틸 소재의 긴 다이닝 테이블과 체어를 매치했다. 주방과 다이닝 룸 가구의 소재의 변주는 일종의 파티션 역할을 한다. 그 결과 주방과 다이닝 룸이 같은 공간에 있어도 구역이 구분된다. 또한 스튜디오 모모모의 사례처럼 바닥과 벽에 힘을 주지 않은 채, 톤이 비슷하지만 소재가 다른 가구끼리 배치해도 좋다. 스틸로 구성된, 과감한 디자인의 테이블과 원목 가구의 믹스 매치가 돋보인다.

#2. 스틸과 콘크리트 소재의 믹스 매치

스틸은 건물의 구조를 드러내고 거친 질감을 강조하는 브루탈리즘 인테리어에 빠질 수 없는 소재다. 브루탈리즘 인테리어 트렌드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지만, 좀 더 부드럽고 모던한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스튜디오 셰르파의 신연호 디자이너는 카페 콜드프레임의 공간 구성할 때 스틸과 콘크리트의 조합을 활용했다.

위의 사진들처럼 차가움과 따뜻함을 모두 다 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원한다면, 흥미로운 인테리어 팁. 콘크리트의 벽면, 기둥과 대비되는 가구와의 조화가 느껴진다. 스틸 다리의 의자가 대표적인 예다. 스틸, 콘크리트 소재와 대비되는 가구의 색상과 조명이 브루탈리즘 스타일의 공간을 아늑하게 만든다.

스튜디오 여덟시간의 이지수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펍 TATD의 사례. 문래동 골목 특유의 이미지를 이끌어 오기 위해 스틸과 콘크리트를 주 소재로 활용했다. 다듬어지지 않은 콘크리트 구조와 벽돌은 정갈히 정리된 스틸 소재의 가구, 벽과 매치했다. 검은색으로 제작된 의자는 공간의 중심을 잡아주며, 스틸과 콘크리트 소재의 벽체와 유사한 느낌은 차분한 분위기를 더한다.

#3. 스틸과 대리석 소재의 믹스 매치

대리석은 상업 공간뿐만 아니라 주거 공간에서도 많이 쓰이는 소재다. 인위적으로 가공되지 않은 대리석 패턴은 그 모양이 매번 다른 게 특징이다. 반면 스틸은 어떠한 가공에도 동일한 모양이 나온다. 이렇게나 다른 대리석과 스틸 소재를 믹스 매치하고 싶다면? 디자인플랑 김남주 대표의 주방 디자인 아이디어를 참고해 보자. 그녀는 스틸 소재로 구성된 상하부장과 무늬 있는 대리석으로 마감했다. 한편 스틸과 대리석은 특유의 광택 때문에 넓은 공간처럼 보이는 효과를 준다. 간접 등까지 달면 대리석을 강조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고 스틸의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스튜디오 김거실의 김용철 디자이너는 조화를 위해 바닥을 활용했다. 스틸, 화이트 대리석으로 이뤄진 파티션을 바닥과 유사하게 제작했다. 결과적으로 공간의 이질감이 줄어들었으며 공간이 한 층 넓게 보인다. 한편 화이트, 민트, 검은색이 한 데 모인 의자는 공간에 모던한 분위기를 더한다. 여기에 한옥의 문살과 닮은 우드 소재의 벽면은 다양한 물성의 소재들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아이디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