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명예의 전당 멤버에 NPB 우승 주역까지...롯데는 왜 계속 '일본야구 거물'을 데려올까

배지헌 기자 2026. 2. 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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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 롯데, 대형 FA 대신 '일본 거물' 수혈
-다카쓰·카네무라 등 영입해 육성 체계 재설계
-"단기 성과 아닌 지속적인 성장이 목표"
타카쓰 신고(사진=롯데)

[더게이트]

롯데 자이언츠는 올겨울 스토브리그를 앞두고 '큰손' 후보로 거론된 팀이다. 박찬호, 강백호 같은 대어급 FA 영입 경쟁에 롯데도 뛰어들 거란 예상이 쏟아졌다. 김태형 감독의 3년 계약 마지막 해를 앞둔 데다 지난 시즌 7위에 머문 성적, 최근 8년 연속 가을야구 탈락이라는 악순환에서 벗어나려면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롯데의 움직임은 예상을 빗나갔다. FA 시장에서 큰돈을 쓰는 대신 조용하게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모기업 사정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우리가 선택한 방향성"이란 게 구단의 공식적인 설명. 지난시즌 후반기 추락을 통해 한계를 절감했고, FA를 통한 손쉬운 보강보다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구단의 얘기다.

실제 올겨울 롯데의 행보를 보면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한 굵직한 선수 영입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타 구단에서 능력이 검증된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전문가를 데려왔고,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일각에선 폰세-와이스급이라 극찬하는) 외국인 투수를 데려왔다. 조재영 주루코치를 비롯해 타 구단에서 뚜렷한 성과를 낸 지도자들도 데려왔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일본 야구계의 거물들을 잇따라 영입한 점이다.
카네무라 사토루(사진=롯데)

명예의 전당 헌액자가 어드바이저로

다카쓰 신고. 이름부터 낯익다. 2008년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한국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마무리 투수다. 지도자로도 대성했다. 2021년 야쿠르트 스왈로스를 전년 최하위에서 20년 만의 일본 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명장이다. 일본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인물이 롯데의 스페셜 어드바이저로 합류했다.

카네무라 사토루 투수 총괄 코디네이터도 왔다. 2025시즌 한신 타이거즈를 센트럴리그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다. 젊은 투수 육성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한신의 불펜을 12구단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주인공. 여기에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8년간 피지컬 코디네이터로 활동한 히사무라 히로시 스트렝스 코치까지 가세했다. 하나같이 일본 야구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던 거물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왜 KBO리그 구단에? 싶은 이름들이 롯데에 왔다. 

일본 야구가 최근 한국 야구와 격차를 크게 벌리며 앞서나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야구계에서는 "한국이 5~10년은 꾸준히 성장해야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메이저리그에서 뛴 일본 선수는 12명인 반면, 한국 선수는 3명에 불과하다. 2013년 이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이 세 차례 연속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동안 일본은 2023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일본 야구는 스포츠 과학과 데이터 분석을 도입해 발전을 가속했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처럼 미국 야구를 경험한 선수들이 최신 정보를 전수하고, NPB 구단과 선수들이 접목하면서 리그 전체가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덕분에 매년 수많은 스타 선수가 미국으로 진출하고 선수 유출이 이어지는데도 계속 좋은 선수가 나오며 세대교체에 성공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 야구의 저변 차이를 고려해도 분명 배워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다카쓰 신고와 박준혁 단장(사진=롯데)

"팀이 성장하려면 프런트, 코치진 역량 개발 필요해"

롯데의 선택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박준혁 단장은 부임 당시부터 "팀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역량이 먼저 개발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해 왔다. 야구계 '일본통'으로 알려진 박 단장은 매년 시즌이 끝나면 부산과 일본을 오가며 여러 인사와 소통했다. 오랜 국제 업무 경험과 일본 내 스카우트 정보망이 강점으로 작용한 대목이다.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와 '자매관계'도 협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됐다. 

새로 합류한 다카쓰 어드바이저는 구단의 전반적인 육성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맡는다. 롯데 관계자는 "프런트와 다카쓰 어드바이저가 야구단 운영의 올바른 방향을 기초부터 논의하고 있다"라며 "육성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 게 핵심이며, 어드바이저가 그 과정을 함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네무라 코디네이터는 현장에서 기술을 전수한다. 일본 시절 2군에서 선수를 키운 뒤 1군에 함께 올라갔던 경험을 살려 롯데에서도 1, 2군을 오가며 지도력을 발휘할 전망. 히사무라 코치는 선수단의 기초 체력과 부상 방지를 책임진다. 롯데 관계자는 "한 사람이 온다고 모든 게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배울 부분이 있다면 계속해서 배워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구단도 코치진도 도태된다"면서 일본 지도자 효과를 기대했다. 

일각에서는 워낙 '빅네임'을 데려온 만큼 롯데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데려온 인물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롯데는 장기적인 육성에 초점을 맞춘 영입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다카쓰 어드바이저가 최하위 팀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카네무라 코디네이터가 어떤 방식으로 최강의 불펜을 구축했는지 그 경험과 지식을 롯데에 이식하는 게 목표다. 롯데 관계자는 "올겨울 일회성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추구할 방향성"이라고 강조했다. 

거액 FA 영입이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롯데에서 특히 그런 사례가 많았다. 과거 여러 차례 쓴맛을 본 롯데는 이번엔 (100% 자의는 아닐지 모르나) 다른 길을 택했다. 가는 길이 달라지면 도착하는 곳도 달라지게 마련. 당장 올 시즌 성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롯데의 실험이 어떤 결실을 거둘지 긴 호흡으로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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