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글로벌 자동차업계 비상…美 업체도 타격 불가피

조회 2172025. 3. 2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전 세계 제조업체가 타격을 입고 미국 내 자동차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제공=백악관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트럼프가 발표한 자동차 관세로 한국 현대자동차, 독일 폭스바겐,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감당해야 하는 비용이 급격히 증가해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오토포캐스트솔루션의 샘 피오라니 글로벌 차량 예측 담당 부사장은 “승자는 거의 없다”며 “선택지가 줄어들고 가격이 올라가는 만큼 소비자들이 패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전날 장 마감 후 모든 수입 자동차 및 핵심부품에 대해 내달 2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입 승용차와 경트럭뿐만 아니라 엔진, 변속기, 전기 부품과 같은 핵심 부품에도 적용된다.

트럼프는 “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에는 우리의 모든 공장들이 멕시코, 캐나다와 다른 나라들에 건설되고 있었다”며 ”이제 그런 공장들 대부분이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본 혼다가 최근 일부 차량 생산 지역을 멕시코에서 미국 인디애나주로 이전한 사례를 언급하며 “관세 조치가 없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해외 제조업체들이 가장 많이 압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그중에서도 현대차가 특히 큰 타격을 입을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이번 주에는 210억달러 규모의 미국 내 확장 계획을 발표했지만 지난해 미국으로 100만대 이상의 차량을 수출한 만큼 피해가 가장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내 현대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생산된 차량이었다.

현대차는 성명을 통해 “현지 생산과 혁신을 통해 미국 자동차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히며 자사가 미국에서 57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혁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로 현대차와 기아가 매년 최대 10조원에 달하는 관세를 미국에 납부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두 자동차 제조사가 지난해 기록한 총 영업이익의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도요타는 켄터키, 인디애나, 미시시피, 텍사스에서 네 개의 조립 공장과 웨스트버지니아, 앨라배마에서 엔진 공장을 운영한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 내 판매량의 약 절반은 해외에서 생산된다. 도요타 대변인은 멕시코 공장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100%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 유자와 코카 일본 애널리스트는 이번 관세로 도요타의 2026년 회계연도 예상 영업이익은 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닛산자동차는 일본 주요 자동차 제조사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골드만삭스는 닛산의 예상 영업이익이 최대 56%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스바루는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할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지만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는 스바루의 2026년 영업이익이 2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트럼프는 관세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이는 자동차 산업에 엄청난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의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관세를 피해 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제너럴모터스(GM)는 일부 쉐보레 실버라도픽업 트럭을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쉐보레 트랙스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쉐보레 이퀴녹스 크로스오버 SUV를 한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또한 GM은 멕시코에서 이퀴녹스와 블레이저의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멕시코에서 지프 컴패스와 와고니어 S SUV를 생산한다. 캐나다에서도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미니밴을, 이탈리아에서 소형 다지 호넷과 피아트 500을 수입한다.

포드는 멕시코에서 일부 차량을 생산하지만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약 80%를 자국에서 제조해서 경쟁사에 비해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경미 기자

이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
이런 콘텐츠는 어때요?

최근에 본 콘텐츠와 구독한
채널을 분석하여 관련있는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더 많은 콘텐츠를 보려면?

채널탭에서 더 풍성하고 다양하게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