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같은 더위 반복될 거라고 단정하긴 일러"
[이영광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몽마르뜨 공원에 설치된 시계탑에 현재 기온이 표기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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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더위를 정리하고 앞으로 날씨를 예측해 보고자 지난 27일 공상민 기상청 예보 분석관을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공 분석관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 추석 때까지만 해도 30도를 넘는 더위가 기승을 부렸는데 23일은 서울 기준으로 아침에 17도까지 떨어졌어요. 현재 날씨는 어떻게 보세요?
"올해 여름 동안에 한반도를 덮쳤던 열대 공기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공기로 교체되는 과정에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온이 조금씩 내려가면서 서서히 기온은 내려갈 가능성이 높겠고요. 이러한 변화는 가을로 접어드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지금도 낮에는 20도 중반이더라고요.
"그렇죠. 지금도 평년보다는 높은 기온을 보여주고 있고요. 추세적으로 지금 가을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 드린 거지만 평년보다는 높은 기온을 보여주고 있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직 해수면 온도도 높고 기압계 상황상 열대 쪽에서의 공기가 들어오는 시기도 주기적으로 있는 상황이고요. 또 동풍이 산을 넘으면서 서쪽 지역 중심으로 기온이 조금 더 올라가는 형태로 현재 동해안 쪽은 기온이 낮지만, 서쪽은 기온이 낮 동안 일사 효과도 더해지기 때문에 평년보다 높은 상황입니다."
- 그럼 지금은 여름인가요 아니면 가을인가요?
"여름이다나 가을이다라고 말하기보다 9월 말에서 10월로 넘어가는 시기 즉 가을로 접어들어 가는 과정인데 이번이 평년보다는 이러한 과정이 늦게 나타나고 있다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올여름이 더운 게 이중 고기압 때문이었잖아요.
"올해 9월까지 더위가 이어진 주요 원인은 이것 때문이라고 할 수 없겠지만 어쨌든 티벳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입니다. 고기압이 강하게 버티고 있는 바람에 상층의 제트 기류가 평년보다 북쪽으로 밀려 올라가면서 찬 공기는 한반도로 유입되지 못하게 막았고요.
동시에 티벳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덮게 되면서 그 아래쪽에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오랫동안 한반도에 머물렀습니다. 이로 인해 맑은 날씨가 이어져서 강한 일사가 있었고요. 그리고 또 하층에서는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한 것이었죠."
▲ 공상민 기상청 예보 분석관 |
ⓒ 공상민 제공 |
"지금 이중 고기압들은 많이 약화되고 물러나 있는 상황입니다. 다른 기압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여름에 폭염을 일으켰던 기압계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기압계로 바뀌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 기온은 언제쯤 더 떨어질까요?
"북쪽에서 찬 공기가 한 번씩 내려올 때마다 주기적으로 기온이 내려가고 기온 변화를 일으키고 또 그게 약화되면 기온이 올라가는 형태가 반복되면서 가을로 이어질 건데요. 현재는 기온이 조금 더 높은 상태에서 다음 주 중에 다시 북쪽으로 찬 고기압이 내려오면서 우리나라 쪽으로 찬 공기를 불어 넣어 주게 됩니다. 그러면 다음 주에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의 기온으로 지금보다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기상청에서 여름을 5월부터 9월까지로 정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던데 이제 매해 이런 더위가 반복되는 건가요?
"최근의 기온 상승으로 여름이 길어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고요. 이러한 기상 변화는 또 사회적으로 논의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매년 같은 더위가 반복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봐요.
왜냐하면 무더위의 강도는 주변의 기압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고 기압계 상황에 따라서 또 여름철 기온이 다를 수가 있습니다. 즉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매년 이런 극한 더위가 반복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보다 그해 최신 기상 정보를 참고하면서 더위에 대처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첫서리가 올해는 9월 24일에 왔죠?
"서리가 보통 10월 20일경 온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지난 24일의 서리는 북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내려오고 고도가 높은 산간 지역의 기온이 밤사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발생한 것이고요. 하지만 아직 평지는 아침 최저 기온이 선선하긴 하지만 서리가 내리기엔 다소 높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평지에서 첫서리가 내리려면 기온이 더 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지난 24일의 첫서리는 특이한 게 아닌가요?
"산간 지역의 서리는 특이하다기보다는 고도가 높아 기온 하강이 더 심해 9월에 발생 가능한 현상이에요."
- 지난 주말 폭우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가을비 수준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요.
"그렇죠. 이번 폭우는 우리나라 남쪽으로 열대저기압이 남해상으로 통과하면서 발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었고요.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충돌해 강한 비가 내렸습니다.
특히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면서 대기 중에 수증기량이 많이 있는 상황이었고 또 열대저기압이 추가로 수증기를 공급하면서 대기가 매우 불안정해진 것이죠. 그 결과로 시간당 10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기도 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9월 시간당 최대 강수량 60분 최대 강수량을 갱신한 곳도 있습니다."
▲ 24일 아침 최저기온이 6.3도까지 내려간 강원 평창군 대관령 일대가 완전한 가을 모습을 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아직까지 열대야 상의 수온이 높은 상황이고요. 충분히 태풍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발생하더라도 우리나라 쪽에 영향을 줄지는 주변 기압계에 달려 있다고 볼 수가 있겠는데요.
현재 열대 해상에 태풍의 씨앗이 되는 열대 저압부들이 위치하고 있고 이것이 언제 태풍이 될지 태풍이 발생되더라도 어떻게 이동해 영향을 줄지는 아직 변동성이 많은 상황입니다. 주변의 기압계도 우리나라 쪽으로 길이 열려야 올 수 있는 곳이 있고요. 따라서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 확언적인 답변보다 최신 기상정보 활용해서 태풍의 전망 등을 확인하고 대응하시는 게 어떨까 제안 드립니다."
- 지난해 11월 초에 더워서 반팔 입는 사람도 있었는데 올해는 어떨까요?
"기상청에서 최근 발표한 3개월 전망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입니다. 이는 평년과 비슷하다는 것이 아니라 통계적으로 평년과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기압계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서 그날그날 기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최신 기상 정보를 확인하면서 옷차림 준비해야 좋지 않나 합니다."
- 여름에 기록적인 폭염이었다면 겨울엔 기록적인 한파가 올 거란 전망이 있는 것 같은데.
"여름철 폭염이 심했다고 해서 반드시 겨울철에 기록적인 한파가 온다는 과학적인 법칙은 없고요. 다만 기상청에서는 앞으로의 기압계 상황과 전 지구적인 기후 패턴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철 기온 역시 그때그때의 기압계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겨울철에 대한 기상 전망이나 예보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정보를 참고하시는 것이 가장 좋을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 앞으로 당분간은 일교차가 상당히 클 것 같은데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가을로 접어드는 날씨가 있습니다. 따라서 추워졌다가 더워지기를 반복하겠는데요. 특히 낮에는 일사에 의해 기온이 올라가고 밤사이에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매우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감기라든지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셔야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 주세요.
"이번 여름 더위로 많은 고생 하셨을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가을이 되고 또 겨울이 오면 또 또 추위가 어떻게 다가올지 아직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때그때 기압계에 따라서 최신 날씨를 저희가 정확하게 예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따라서 기상청의 최신 기상정보를 확인하시고 옷차림이나 스케줄 잡으실 때 도움이 되시고 또 건강 관리에도 유의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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