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수확 시기인데…이상기온으로 때 아닌 벼멸구에 농가 비상

농진청, 19일 긴급회의…방제에 총력
충남, 전남・북, 경남 등 피해 발생 증가

농촌진흥청 직원들이 전남 고흥에서 벼멸구 발생 위험이 높은 농가를 대상으로 현장 예찰을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9월까지 지속된 고온 영향으로 벼멸구 피해 면적이 2만6000ha(9월 20일 기준)까지 빠르게 늘어남에 따라 지난 19일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22일 농진청에 따르면 벼멸구 긴급방제를 시행하고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은 출수 시기에 맞춰 일찍 수확(출수 후 50일 전후)하는 등 벼멸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벼멸구는 주로 6월 중하순부터 7월 중하순 사이 중국으로부터 기류를 타고 날아와 줄기의 아랫부분에 서식하면서 벼의 줄기를 가해하여 벼가 말라 죽게 하는 해충이다.

농진청도 벼멸구가 창궐하는 이 시기에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전국 690개 지점을 대상으로 벼멸구 발생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7월 중순과 8월 중순에 전국적으로 공동방제를 했다. 농가별로 벼멸구 방제를 당부하는 문자(7만2000건)를 보내는 등 방제 노력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고온이 9월 중순까지 지속되면서 벼멸구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례적으로 추석 연휴를 전후해 대규모로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농진청에서는 벼멸구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난 19일 벼멸구 피해가 큰 충남, 전남・북, 경남 농업기술원과 긴급대책회의를 했다.

대책회의와 별도로 농진청은 긴급방제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 발생지역 지자체에서는 확산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발생상황 현장조사와 농가의 적극적인 방제를 유도하기 위한 안내 문자를 발송 중이다.

한편 벼멸구 방제 약재 사용이 급증함에 따라 현장에서 농약 구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현재 수급에는 어려움이 없는 것이 농진청 설명이다.

농진청은 지속적으로 지역별 잔량을 파악하고, 농림축산식품부와 협력해 지역 간 물량 재배정 등 가용한 방법을 총동원해 방제에 어려움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권철희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은 “수확을 앞둔 시기에 벼멸구 피해로 많은 농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농약안전사용기준에 따라 수확 14일 전까지만 약제를 살포하고 출수 후 50일이 지난 벼는 조기에 수확하여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