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7연승 LG, 데이터가 증명하는 승리의 이유
[기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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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리를 자축하는 LG 트윈스 선수단 |
| ⓒ 연합뉴스 |
야구는 '데이터'의 스포츠다. 최근 LG가 거둔 성과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데이터가 성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강력한 마운드, 효율적인 수비, 두터운 뎁스. 시즌 전, LG가 강팀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요소들이 하나둘 증명되고 있다.
건재한 마운드, 승리의 1등 공신
7연승 기간, LG가 보여준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마운드의 힘이다. 팀당 13경기를 소화한 현재, LG는 팀 ERA(평균자책점) 3.88을 기록 중이다. 유일하게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리그 평균 4.75보다 약 0.9 낮은 수치다.
9승 1패를 기록한 최근 10경기 기록은 압도적이다. 개막 3연패 기간 동안 24실점을 한 것과 비교하면, 최근 10경기에서는 이와 비슷한 27실점을 기록 중이다. 해당 기간 경기당 허용 실점은 2.7점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의 ERA가 2점대였다. 후라도, 네일, 잭 로그 같은 1선발들이다. LG는 팀 전체가 '1선발 에이스'급 투구를 펼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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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강훈 구종별 평균 구속 |
| ⓒ 스탯티즈 |
볼의 위력을 평가할 수 있는 CSW% 지표에서도 우강훈은 좋은 값을 나타내고 있다. CSW%는 전체 투구 중 스트라이크로 판정받은 공과 헛스윙한 공의 합산 비율을 보여주는 세부 지표다. CSW%가 높을수록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있다 해석할 수 있다.
현재까지 우강훈은 직구 CSW% 37.5%, 커브 35%를 기록 중이다. 전체 직구의 1/3이 저항 없이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다. 작년 리그 평균 CSW%는 28%였다. 일반적으로 리그 정상급 투수들이 30%의 값을 기록한다. 현재까지 우강훈의 데이터는 평균을 훨씬 상회한다. 세부 데이터가 그가 던진 공의 위력을 입증하고 있다. 반짝 활약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잠실 요새'를 활용한 효율적인 수비
강력한 LG 마운드 뒤에는 점수를 내주지 않는 탄탄한 수비 조직력이 있다. 강력한 외야 라인을 중심으로 LG는 실점하지 않는 효율적인 수비를 하고 있다.
실점으로 내준 점수가 거의 없다. 현재, LG가 기록한 총 51점의 실점 중 50점이 자책점으로 기록됐다. 자책점은 실점에서 실책, 포일 등 수비 실수로 내준 점수를 제외한 점수다. 자책점과 실점의 차이가 없다는 건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음을 뜻한다. 팀 실책 개수도 5개로 리그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최소한, 실책으로 실점하는 수비는 하지 않은 것이다.
다양한 수비 지표 중 RF9(9이닝 당 레인지 팩터)가 눈에 띈다. LG는 이 부분 3.79로 리그 전체 1위를 기록 중이다.
높은 RF9 값이 단순히 좋은 수비를 의미하지 않는다. RF9은 수비수가 처리한 아웃카운트 수의 관여도를 설명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투수가 삼진을 많이 잡으면 수비 기회가 적어지기 때문에 RF9이 낮아진다. 인플레이 타구가 많을수록 RF9 값이 높아진다. RF9 값은 투수의 성향에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서 LG의 10번째 수비수, 잠실야구장의 진가가 드러난다. 좌우 100m, 중앙 125m로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큰 야구장인 잠실야구장에서 높은 RF9 값은 팀에 확실한 이득이 될 수 있다. 다른 구장에서는 잡지 못했을 타구들이 잠실에선 충분히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SSG와의 경기. 9회 초 2아웃, 4-3으로 LG가 1점 앞선 상황에서 SSG 김재환이 날린 거대한 타구가 펜스 바로 앞에서 우익수 홍창기에게 붙잡혔다. 다른 구장이었으면 충분히 넘어갔을 타구다.
넓은 구장을 활용해 투수들은 공격적으로 타자와 승부한다. 박해민, 홍창기 등 넓은 수비 범위를 가진 외야 선수들이 넓은 구장을 적극 활용해 타구를 잡아낸다. 외야 수비 범위에 따른 기여도를 보여주는 외야 부분 RANGE RAA에서 최근 3년간 LG는 리그 1위를 기록했다. LG 외야수들은 그 누구보다 확실하게 인플레이 타구를 처리한다. 잠실만큼은 높은 RF9 값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두터운 뎁스, 유연한 라인업
최근 부진에 빠진 홍창기가 하위타순으로 밀려난 일이 있었다. 홍창기를 대신해 천성호 선수가 1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OPS 1.034를 기록 중인 천성호는 오지환과 함께 LG에서 가장 감이 좋은 타자다. 그간 하위타순에 머물던 오지환도 최근 6경기 타율 0.520을 기록하는 등 타격감이 살아나며 5번 타순을 맡고 있다.
부상으로 선수가 이탈하지 않는 한, 감독이 타선에 변화를 가져가는 일은 적다. 하지만, 올 시즌 LG는 선수들의 타격 컨디션에 맞춰 타선을 조정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천성호와 함께 2번 타순을 맡은 문성주도 최근 높은 생산성을 기록하고 있다. 9번 타선을 도맡던 박해민이 6번까지 올라오기도 했다.
높은 생산성을 갖춘 타자가 상위타선에서 활약하는 것은 팀에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 상위 타석에 있는 선수가 하위 타선보다 결국 더 많은 타석 수를 갖기 때문이다. 오타니, 저지만큼 강한 1, 2번은 아니겠지만 LG는 생산성이 높은 타자를 상위 타선에 적극 기용하고 있다.
유동적인 라인업 구성이 가능한 건 그에 앞서 두터운 뎁스를 꾸렸기 때문이다. 특히,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앞서 언급한 천성호, 작년부터 완전히 1군에 자리매김한 구본혁. 각각 내야 양 코너와 센터를 책임질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들이다.
다양한 역할을 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 시즌부터 KBO 수비상에 '유틸리티 부문'이 새로 생기기도 했다. 다양한 유틸리티 자원과 문성주, 이재원 같은 강력한 백업을 가진 LG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 꾸준히 활약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아직 완성체가 아니다
아직 LG는 100%의 전력을 구축하지 않았다. WBC에서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껴 전력에서 잠시 이탈한 손주영이 곧 돌아올 예정이다. 손주영이 돌아오면 LG는 가용할 수 있는 선발 자원만 6명이 된다. 작년 병역의무를 마친 이정용, 이민호 같은 1군 경험이 풍부한 투수들이 2군에서 기다리고 있다. 송찬의, 이영빈 같은 타격 자원도 있다. 아직 1군에 돌아올 선수가 많다.
14일, 잠실에서 진행되는 롯데와의 경기에서 LG는 8연승에 도전한다. 승리한다면, 7년 만의 8연승이다. 첫 3연패보다 8연승의 주기가 더 짧은 팀이 LG다. 이번 시즌, LG의 목표는 분명하다. 작년에 이은 연속 통합 우승. 데이터가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의 데이터는 LG의 대권 가능성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 2026년 시즌 LG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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