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로 보낸 낙동강 녹조 택배 '배달 완료'됐다"

윤성효 2024. 9. 1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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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네트워크 "배송 완료됐지만 아무런 연락 없어"... 여전히 낙동강 녹조 창궐

[윤성효 기자]

 지난 10일 낙동강네트워크가 용산 대통령실에 보낸 '녹조 택배'가 9월 11일 배송완료됐다(빨간색 사각형).
ⓒ 우체국 운송장번호 조회 서비스
 9월 13일 창원본포 쪽 낙동강의 녹조.
ⓒ 임희자
9월 중순인데도 낙동강 녹조가 창궐,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보낸 '녹조 택배'가 9월 11일 발송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녹조물이 담긴 택배를 받고선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13일 낙동강네트워크는 '경남에서 대통령실로 보낸 낙동강 녹조물이 담긴 병이 택배 발송완료 됐다'라고 밝혔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지난 10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시민사회·야당들과 함께 '낙동강 녹조재난 선포'를 하고 곧바로 경남도청 내 우체국에서 대통령실로 택배를 보냈다(관련 기사 : [사진] 낙동강 녹조물, 용산 대통령실로 택배로 보내 https://omn.kr/2a4yo ).

낙동강네트워크는 당일 낙동강에서 떠온 녹조 물을 3개의 병에 담아 스티로폴 상자 속에 넣어 택배로 보냈다. 택배 상자 겉면에는 보내는 사람을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기입해놨다.

강호열 대표는 "어제(12일) 우체국으로부터 '9월 11일 오전에 택배 발송을 완료했다'는 통지를 받았다"라며 "이후 대통령실에서 택배를 받고 나서 어떻게 처리를 했는지 알 수 없다. 보내는 사람의 연락처도 기입해놨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다"라고 전했다.

강 대표는 "환경부는 지금까지 녹조에 독이 미세하거나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다"면서 "그러니까 녹조물 택배를 받고서 무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독극물로 받아들인다는 보낸 사람한테 연락을 해오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4대강사업 이후 올해는 유독 낙동강 녹조가 심각하고, 9월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야말로 녹조 재난"이라며 "국가가 하지 않으니까 시민사회가 나서서 녹조 재난 선포를 했고, 그 근거로 낙동강 녹조가 심각하다는 현상을 대통령이 똑바로 인식하라는 의미에서 택배로 보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녹조독은 사람의 인체에 영향을 끼쳐 치매, 간암, 신경독성, 생식장애를 일으킨다"라며 "녹조가 섞인 물로 재배된 농작물에서도 녹조독이 검출되었고, 특히 자라나는 세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라고 밝혔다.

낙동강네트워크 등 단체와 정당들은 "환경부는 녹조관리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낙동강 녹조재난을 선포하라" "낙동강 녹조로부터 영남주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하여 긴급 수문개방조치, 보처리방안 마련 등의 녹조대책 마련과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촉구했었다.

9월 중순인데 낙동강 곳곳 녹조 창궐
 9월 13일 창원본포 쪽 낙동강의 녹조.
ⓒ 임희자
 9월 13일 창원본포 쪽 낙동강의 녹조.
ⓒ 임희자
한편, 낙동강 녹조가 9월 중순에도 수그러 들지 않고 계속 창궐하고 있다. 13일 창원 본포, 창녕 남지 등 낙동강 곳곳에 물은 짙은 녹색을 띠고 있으며 일부 구간에서는 걸쭉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날 현장 조사한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오전에 창원본포 쪽 낙동강에 나가 보니, 한마디로 말해 걸쭉하다"면서 "녹조가 얼마나 심한지 머리가 아플 정도이고 숨을 제대로 못 쉴 정도"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까지는 8월 말이 되면 낙동강 녹조는 수그러 들었는데, 올해는 9월 중순에도 계속 창궐하고 있다"라며 "며칠 전 비가 조금 내리기는 했지만 녹조 발생을 억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계속해서 날씨가 덥고 하다 보니 녹조가 심해지고 있다"라고 했다.

임 집행위원장은 "녹조는 수온이 높고, 영양염류가 유입되고 물 흐름이 없이 정체되면 발생한다. 영양염류 차단은 하루 아침에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수온 문제는 인간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하늘만 바라봐야 하는 것"이라며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대책이 물이 흐르도록 하는 것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보 수문을 열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날 본포 둔치 쪽 친수공간에 보면 일부 시민들이 차량을 갖다 놓고 야영 활동을 하고 있었다"라며 "녹조가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친수공간 접근을 막는 안내문을 현장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12일 낸 관련 자료를 통해 "올해 10월까지 녹조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수질오염원을 관리하기 위해 낙동강 수계지역 인근 사업장 대상으로 지속적인 점검이 이어질 예정"이라고 했다. 낙동강환경청은 현재 낙동강 칠서, 물금매리 지점에 대해 조류경보제 관심-경계-대발생의 3단계 가운데 중간인 '경계' 단계를 발령해 관리하고 있다.
 9월 13일 창원본포 쪽 낙동강의 녹조.
ⓒ 임희자
 9월 13일 오전 낙동강 창원 본포 둔치 쪽에 차량을 두고 야영하는 사람들이 있다.
ⓒ 임희자
 9월 13일 낙동강 창녕함안보 녹조.
ⓒ 임희자
 9월 13일 낙동강 창녕함안보 녹조.
ⓒ 임희자
 9월 13일 낙동강 창녕함안보 녹조.
ⓒ 임희자
 9월 13일 낙동강 창녕함안보 녹조.
ⓒ 임희자
 9월 13일 낙동강 창녕함안보 녹조.
ⓒ 임희자
 9월 13일 낙동강 창녕함안보 녹조.
ⓒ 임희자
 9월 13일 낙동강 창녕함안보 녹조.
ⓒ 임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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