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평화상에 일본 원폭 피해자 단체 니혼 히단쿄
[윤현 기자]
▲ 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니혼 히단쿄) 노벨평화상 수상을 발표하는 노벨위원회 |
ⓒ 노벨위원회 |
노벨위원회는 11일(현지시각)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자들을 위한 풀뿌리 운동 시민단체인 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니혼 히단쿄·日本被団協)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히단쿄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피폭자의 전국 조직으로 지난 1956년 결성됐다. 피폭자의 입장에서 국제사회에 핵무기 폐기를 호소하고 일본 정부에 피폭자 지원을 요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핵무기 개발이나 보유를 금지하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위해 300만 명의 지지 서명을 받았고, 조약 발효 이후로도 많은 나라가 조약에 참여하도록 1370만 명의 서명을 별도로 제출하기도 했다.
노벨위원회 "핵 강국들, 강력한 핵 금기 고수해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요르겐 와트네 프리드네스 위원장은 "핵무기 없는 세계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과 핵무기가 다시는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증언을 통해 증명한 공로를 인정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역사적 증인들은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캠페인을 만들고, 핵무기 확산과 사용에 대해 긴급히 경고하면서 세계적으로 핵무기에 대한 광범위한 반대를 형성하고 공고히 하는 데 기여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1945년 8월 원폭에 맞서 핵무기 사용으로 인한 인도주의 재앙적 결과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회원들의 세계적인 운동이 일어났다"라며 "점차 핵무기 사용을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낙인찍는 강력한 국제 규범이 생겨났고, 이는 핵 금기(taboo of using nuclear weapons)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핵 강국들이 무기고를 현대화하고 있고, 새로운 국가들이 핵무기를 획득할 준비를 하는 듯하다"라며 "현재 진행 중인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핵무기 사용 위협이 어떻게 핵 금기를 훼손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핵 강국들이 핵무기 사용에 대한 국제적으로 강력한 금기를 고수하는 것은 모든 인류에게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프리드네스 위원장은 "2025년은 미국이 만든 두 개의 원자폭탄으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주민 약 12만 명이 사망한 지 80주년이 되는 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슷한 수의 사람들이 그 뒤를 이어 몇 달과 몇 년에 걸쳐 화상과 피폭으로 사망했다"라며 "오늘날 핵무기는 훨씬 더 파괴적인 힘을 가지고 있어 수백만 명을 죽일 수 있고 기후에 재앙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핵 전쟁은 우리 문명을 파괴할 수 있다"라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지옥불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운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미마키 도모유키 니혼 히단쿄 회장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감을 중계하는 NHK 방송 |
ⓒ NHK |
히단쿄의 주요 활동으로는 핵무기 폐기와 원폭 피해에 대한 국가보상 요구, 피폭 실상의 국내외 전파, 원폭 피해 조사·연구·출판·전시·집회, 피폭자 상담·구호 등이 있다.
일본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1974년 일본이 핵무기를 만들거나, 보유하거나,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을 발표하고 NPT에 서명한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에 이어 두 번째다.
인류 평화에 이바지한 인물이나 단체에 주는 노벨평화상은 1901년 시작되어 올해 105번째 수상자가 결정됐다. 수상단체에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천만 원)가 수여되고 다른 노벨상과 달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상식이 열린다.
앞서 7일에는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마이크로RNA 발견에 공헌한 생물학자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 8일에는 물리학상 수상자로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반을 다진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턴이 선정됐다.
9일 화학상은 미국 생화학자 데이비드 베이커와 구글의 AI 기업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 경영자(CEO)·존 점퍼 연구원이 받았으며, 10일 문학상은 아시아 여성 최초로 한국의 소설가 한강이 수상했다.
올해 노벨상 선정은 14일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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