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눈높이의 역설…삼전 ‘역대급’ 실적이라도 “50조원 넘어야 인정”

삼성전자가 올해 첫 실적을 7일 공개한다. 시장은 일제히 ‘역대급’ 성적표를 전망하고 있지만, 이미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39조9000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약 6조6853억원)의 6배를 웃도는 수준이며, 한국 기업 역사상 최대 분기 성적표였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20조1000억원)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일부 증권사는 전망치를 50조원 이상으로 제시하는 등 시장의 눈높이는 한층 더 높아진 상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3일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53조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는 반도체 출하량을 전 분기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D램은 87%, 낸드는 79% 수준의 강력한 판매가격 상승을 시현했을 것”이라며 “메모리 영업이익은 무려 50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기대감은 주가에 미리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식은 지난 3일 전 거래일보다 4.37% 오른 주당 18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고, 6일에도 오후 3시 기준 전 거래일보다 3%가량 상승한 19만2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높아진 기대치다. 증권사 평균 전망치 수준으로 실제 실적이 발표되는 거로는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기대가 커져서 단기적으로는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이) 43조원 이상 나와줘야 안도할 수 있고, 50조원을 넘어서야 ‘서프라이즈’로 인식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반도체주들도 ‘깜짝 실적’ 발표 이후 오히려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18일 발표된 마이크론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61억3500만 달러(약 24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17억7300만 달러) 대비 9배를 웃돌았지만, 이후 주가는 열흘간 약 30% 급락했다. 실적보다 과도하게 높아진 시장 기대가 더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삼성전자 실적 발표가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는 고점 대비 약 15% 급락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슈퍼사이클 고점 논란이 생성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잠정 실적이 논란을 정리할 수 있게 해주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서윤 기자 jang.seo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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