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택시에서 이 노래 듣고 눈물"…사연 퍼지며 차트 역주행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과거 '플레이리스트(즐겨 듣는 노래 목록)'로 공개한 곡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13일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에 따르면 가수 AKMU(악뮤)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지난 10일부터 일간 차트에서 순위가 갑자기 오르고 있다. 지난 2019년 발매된 이 노래는 10일 자 일간 차트에서 전날보다 5단계 높은 34위에 오른 데 이어 11일 자 차트에서는 순위를 7계단 끌어올려 27위를 차지했다.
한강은 2021년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후 출판사 문학동네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집필 당시 이 노래를 인상 깊게 들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한강은 당시 유튜브 영상에서 "초고 작성을 마치고 택시를 탔는데 이 노래가 나오고 있었다"며 "'아는 노래고 유명한 노래지' 하고 듣는데 마지막 부분 가사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와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고 말했다.
한강은 특히 '어떻게 내가 어떻게 너를 이후에 우리 바다처럼 깊은 사랑이 다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이별일 텐데'라는 가사를 언급하며 "바다가 다 마르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나.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갑자기 막 사연 있는 사람처럼 택시에서 눈물이 흘렀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한강은 당시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외에도 '작별하지 않는다' 집필 당시 곁에 있어준 노래들이라면서 여러 가수의 곡들이 포함된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했다.
당시 한강이 플레이리스트로 공개한 곡은 악뮤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외에 ▶조동익-Lullaby ▶Philip Glass의 피아노 음반 중 에튀드 5번 ▶Arvo Pärt - piegel im Spiegel(거울 속의 거울) ▶김광석-나의 노래 ▶Andra Day-Rise Up ▶오혁-月亮代表我的心(월량대표아적심) 등이 있었다.
한강은 "평소에도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라며 "어떨 때는 아주 조용한 상태에서 글을 다듬지만 어떨 때는 귀가 떨어질 것처럼 크게 음악을 틀어 놓는데 그러면 모든 잡념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을 듣는 가운데서도 내가 쓴 글이 고요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는데 그런 감각 속에서 글을 고치기도 한다"며 "여러분들도 이 음악들을 듣고 마음이 고요해지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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