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공부하면 딸 또래 여자와 결혼 가능"…공시생 모아놓고 교육한 中 강연 논란

중국 교육기업 공무원 수험생 대상 강연 논란
성공하면 나이들어 어린 여자 만다는 취지
성공하지 못하면 나이들어 딸이 자기 또래 만난다
과거에도 "공무원 되면 세상과 여자 가진다" 망언

중국 화투교육그룹의 회사 홍보 이미지 [사진출처=화투]

"열심히 하지 않으면, 여러분 딸은 여러분 나이 또래 사람들의 품에 안기게 되고, 여러분이 열심히 하면, 여러분 나이 또래 사람들의 딸을 품는다."

중국의 한 공무원 교육기업이 공무원 수험생들을 상대로 한 교육에서 황당한 내용을 강의해 논란이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화투기업이라는 중국 공무원시험 교육회사가 성차별적인 내용을 담은 교재로 교육한 사실이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교육에서는 높은 사회적 지위에 도달할 만큼 열심히 일하지 않은 사람들의 딸들은 돈이 있는 나이 많은 남자의 아내나 정부가 될 운명이라는 것을 설명했다. 반대로, 영향력 있는 노인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은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의 어린 딸들을 아내나 애인으로 삼는다는 내용이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화투 교육그룹은 전국에 1000개가 넘는 교육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중국 최대 규모의 공무원 고시 전문 교육 기업 중 하나다. SCMP는 "최근 몇 년 동안, 특히 청년층의 실업률이 급증하면서 공무원 시험에서 성공하는 방법에 대한 팁을 제공하는 이 회사의 강좌는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한 누리꾼은 "그렇게 큰 회사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고 다른 누리꾼은 "우리 여성이 무슨 짓을 하기에 이런 일을 당하게 됐나"라고 말했다. "만약 젊은 여성과 결혼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로 여겨진다면, 그들은 어떤 종류의 공무원을 양성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비판도 나왔다. 다수 누리꾼들은 "이런 나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공무원이 된다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끔찍할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회사 측은 여성 교사가 농담으로 한 말이라면서 해당 교사에게 반성과 재발방지를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교재를 더욱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2020년 중국 후베이성에 있는 이 회사의 교육 센터 중 한 곳에서는 "공무원이 되십시오. 세상과 여성은 여러분의 손 안에 있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