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피사의 아파트' 치유 상징으로…포항지진 7년 달라진 풍경

지난 16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포은흥해도서관. 도서관 안팎에서 개관 준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입구 주변에 ‘안전제일’이라고 적힌 울타리와 각종 공사 설비들이 놓여 있었지만, 형형색색으로 칠해진 도서관의 외관은 완공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이 도서관은 오는 22일 임시 개관한다. 도서관 이름은 포항 출신인 고려말 학자 포은(圃隱)정몽주를 기리자는 차원에서 지었다.
포은흥해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에 연면적 1만1424㎡ 규모다. 사업비는 총 250억원이 들었다. 1층은 인공지능(AI) 로봇·AI 도서 추천 검색 시스템을 도입한 어린이자료실·유아자료실, 2층은 음악자료실·음악감상실·작곡실·연주실을 배치하고 포항 향토음악 자료와 다양한 음악자료를 구비했다. 시범운영 기간을 거친 뒤 3월 중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피사의 아파트’ 허문 자리에 건립
포은흥해도서관 자리에는 과거 규모 5.4 지진으로 완전히 부서진 아파트가 있었던 곳이다. 2017년 11월 15일 강진으로 건물이 약 3도 기울어지면서 ‘피사의 아파트’라고 불렸던 대성아파트 부지다. 2021년 1월 아파트 철거 후 포항시가 ‘재난 극복의 상징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이곳에 음악 특화 도서관을 지었다.

포은흥해도서관 옆에는 어린이집·키즈카페·장난감도서관을 갖춘 흥해아이누리플라자도 지난해부터 운영 중이다. 앞서 흥해읍에는 북구보건소와 트라우마센터 등 지역 거점 공공시설도 건립됐다. 지진 피해 주민을 우선공급대상자로 하는 3개동 200세대 규모의 한국토지주택공사 국민임대주택도 2026년 5월 입주할 예정이다.
이처럼 지진 발생 7년여가 흐르면서 가장 피해가 컸던 지역에 다양한 도시재생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도 있다. 지진 피해와 관련해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장기화하고 있어서다.
‘지진 손배소’는 여전히 진행 중
‘포항 지진 피해 위자료 소송’을 이끄는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지난해 11월 15일 포항 지진 발생 7주기를 맞아 재판 촉구 궐기대회를 열었다. 당시 포항 중앙상가에서 열린 궐기대회에는 주최측 추산 3000명, 경찰 추산 400명이 참가했다.

앞서 2023년 11월 16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민사1부는 지진 피해를 본 포항시민 5만여 명이 국가와 포스코·넥스지오 등 업체 5곳을 상대로 낸 지진 관련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는 원고에게 위자료를 1인당 200만∼300만원씩 줘야 한다”고 선고했다.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 포항지진과 2018년 2월 11일 규모 4.6 여진을 모두 겪은 시민에게는 300만원, 두 지진 중 한 번만 겪은 시민에게는 2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었다.
한편 규모 5.4 포항 지진은 국내 지진 중 최대 피해를 남긴 것으로 기록됐다. 당시 지진으로 포항에선 부상자 92명, 이재민 1800여 명이 발생하고 시설물 피해 2만7317건 등을 일으켜 총 피해액 3323억원을 기록했다. 포항지진 정부합동조사단은 2019년 3월 20일 포항 지진의 원인을 지열발전소 건립과정에서 촉발된 ‘촉발지진’이라고 발표했다.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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