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화려한 대관식'…카타르 국왕이 입혀준 검은 옷 정체
19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가 카타르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꺾고 36년 만에 우승을 거머쥔 가운데 리오넬 메시(35)가 우승컵 시상식에서 걸친 검은 옷이 시선을 끌었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함께 시상식에 자리한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이 주장 메시 선수가 우승컵을 들기 직전 검은색 긴 옷을 선물했다. 검정 바탕에 금색 장식이 있는 이 옷은 알타니 국왕이 입은 옷과 같았다.

외신들은 메시 선수가 받은 옷이 '비슈트(BISHT)'라는 아랍권 전통 의상이라고 전했다. '귀족', '품위'라는 의미를 가진 비슈트는 카타르에서는 국왕이 항상 착용하는 옷이다.
서양에서 턱시도를 착용하듯 아랍권에서 특별한 경우에 입는 예복이다. 왕위 세습과 같은 중요 행사에서 쓰이며 카타르 가정에서는 아버지가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아들에게 입히는 일도 종종 있다.

페르시아만 국가들에서 수천 년간 착용해온 전통 남성 망토인 비슈트는 기원전 5세기 역사가 헤로도토스가 아랍 병사의 옷을 묘사한 역사서에도 언급된다.

대체로 발목까지 내려오며 소매가 길다. 색상은 검은색, 갈색, 베이지색, 크림색, 회색 등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낙타·염소 털로 만들며 여름용은 부드러운 털, 겨울용은 거친 털을 쓴다. 의상 장식 일부를 순금으로 만들 때도 있다.

외신들은 유독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던 메시의 '대관식'에 걸맞은 옷이라고 보도했다. 비슈트를 선물한 것이 메시를 '축구의 왕'으로 인정하는 방법이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카타르가 월드컵 개최국으로 강한 존재감을 남기기 위해 메시에게 비슈트를 입혔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축구의 비밀거래』 공동 저자인 타리크 판자는 "메시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전에 비슈트를 입은 것은 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스포츠언론사인 디 애슬레틱의 로리 휘트웰 기자는 "카타르 측은 월드컵 트로피가 찍힌 사진에 (카타르와 관련된 것이) 나오기를 원했고, 그래서 비슈트를 메시에게 입혔다"면서 "개최국이 아니라 우승한 선수들을 위한 순간이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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