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이 아닌 리뷰가 상품이 된 시대, 무작정 믿기보단 ‘성분’ ‘브랜드’로 판단
뷰티업계에서 리뷰는 여전히 큰 영향력을 가진다. 많은 브랜드들이 인플루언서나 유튜버에게 제품 리뷰를 의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런 콘텐츠들이 온라인상에서 손쉽게 노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다양한 리뷰를 참고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 진정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지나친 홍보성 리뷰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돈 받는 순간 솔직해지기 어려워”…체험단 리뷰 믿지 않는 소비자들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리뷰를 꼼꼼히 살펴본다. 단순한 참고용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리뷰를 선별하는 나름의 기준도 마련해 두었다. 리뷰 작성자의 신뢰도와 함께, 제품에 대한 장단점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실제 사용 경험을 자세히 설명한 리뷰일수록 신뢰도가 높다고 판단한다.
또한 리뷰 하나만 보고 결정하지 않고, 여러 개의 리뷰를 비교하고 평균적인 의견을 참고하려는 경향도 뚜렷하다. 이들은 공식 리뷰 사이트나 커뮤니티 등에서 활동하는 경험 많은 사용자들의 의견에도 주목한다.
반면 지나치게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표현이 가득하고 구체적인 설명 없이 감탄사 위주로 작성된 리뷰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비슷한 문장 구성이나 패턴을 보이는 리뷰들 또한 ‘복붙’된 협찬 리뷰로 인식되며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르데스크는 체험단 리뷰에 대한 신뢰 여부를 묻기 위해 시민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응답자 중 가장 신뢰하는 제품 리뷰가 ‘지인의 실제 후기’라고 밝힌 사람이 29%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28%는 ‘리뷰 평점 5점보다는 오히려 1점 리뷰를 참고한다’고 응답했다. 그 외에는 자신에게 맞는 성분 위주의 제품 구매(22%)와 기존에 잘 사용하던 브랜드 재구매(21%)가 뒤를 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리뷰를 통해 일정 보상이 제공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솔직한 의견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제품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부각시키려는 경향이 짙고, 금전적인 대가가 오간 경우 솔직한 리뷰가 작성되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
김지윤 씨(34·여)는 “인플루언서들이 자주 공구하는 브랜드나 유튜버들을 통해서 광고를 자주 하는 브랜드도 소비자 리뷰만큼 믿지 않는다”며 “업체에게 돈을 받았다면 다음 광고를 위해서라도 좋은 부분을 강조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김 씨는 “오히려 그 제품을 실제로 구매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사용해본 후기를 물어보거나, 그간 사용해보면서 나랑 잘 맞았던 브랜드 혹은 잘 맞는 성분들을 위주로 구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히 주름 개선이나 모공 개선 등 특정 기능을 가지고 있는 화장품의 경우에 더욱 나랑 잘 맞는 성분들을 위주로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슬 씨(27·여)는 “5점 리뷰는 협찬이든 자비 구매든 누구나 쓸 수 있지만, 1점 리뷰는 상대적으로 더 솔직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특히 실제 불편한 점이나 문제점을 자세히 쓴 리뷰는 소비자 입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은 교묘하게 포장된 체험단 리뷰 속에서 ‘진짜 후기’를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뷰티에 관심을 갖는 남성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여자친구의 추천 제품이나 협찬을 거절한 유튜버의 리뷰를 선호하는 등 나름의 구매 기준을 형성하고 있다.
리뷰로 성장한 일부 플랫폼…광고와 구분하기 힘들어 ‘신뢰성’ 도마
제품 리뷰로 시작해 성장한 플랫폼들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리뷰 플랫폼인 ‘화해’와 ‘글로우픽’ 등은 실제 소비자 리뷰 데이터를 분석해 랭킹을 제공하고 제품을 추천하면서 성장했다. 이들 사이트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다양한 제품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함을 느끼고 있으며, 브랜드 입장에서도 효과적인 홍보 채널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체험단 리뷰와 실제 사용자 리뷰가 뒤섞이면서, 리뷰의 객관성과 진정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자발적인 소비자가 작성한 리뷰가 주를 이뤘다면, 요즘은 제품을 제공받은 체험단의 리뷰가 많아졌다.
리뷰 하단에 ‘제품 제공’ 여부가 표기되긴 하지만, 리뷰 형식이나 서술 방식은 과거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광고인지 정보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현아 씨(26·여)는 “예전엔 화해, 글로우픽에서 새로 출시된 제품의 후기를 참고했지만 요즘은 광고성이 강하게 느껴져서 해당 플랫폼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며 “차라리 처음부터 나와 잘 맞는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직접 찾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리뷰가 아예 상품처럼 거래되는 문제도 심각하다. 일부 플랫폼에서는 정형화된 체험단 리뷰가 1만원에서 100만원까지 거래되고 있으며, 브랜드에 따라 자사 직원이 리뷰를 작성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이처럼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광고성 리뷰는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결국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 경제학과 교수는 “뷰티업계에서 소비자 리뷰는 낯선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인식할 수 있게 만들고 나아가 제품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등 예전부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과거보다 다양한 매체에서 제품 리뷰가 늘어나게 되면서 예전의 역할이 퇴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의 역할이 퇴색되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 및 신뢰도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면서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대안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며 “조건, 제품 제공 여부, 대가성 유무 등을 더욱 명확하게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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