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생 ‘소년이 온다’ 배경 광주로 문학기행 온다

30일~12월 1일 ‘한강문학기행’…60여명 참여 ‘광주 정신’ 되새겨
금남로 투어, 5·18 묘역 순례, 문학 강연 등…김길자 여사 간담회도
전일빌딩245 1층 ‘소년이 온다’ 북카페를 찾은 시민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광주 출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광주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광주 5·18의 참상을 다룬 ‘소년이 온다’를 모티브로 한 문학기행이 펼쳐진다.

전국의 대학생들이 ‘소년이 온다’ 작품 속 광주를 방문하는 ‘한강문학기행’이 오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진행된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소년이 온다’ 주인공 동호의 모티브가 된 문재학 열사 어머니 김길자 여사와 간담회가 예정돼 있어 이목을 끈다.

이번 ‘한강문학기행’은 광주문화재단을 비롯해 5·18기념재단, 5·18민주화운동교육관이 공동 주최하며 대학생 60여 명이 참여한다. 한국외대 생활자치도서관이 ‘소년이 온다’ 독서모임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했으며 경북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여대, 숙명여대, 연세대, 한국외국어대, 홍익대 학교 학생이 동행한다.

소설 ‘소년이 온다’는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1980년 당시 참혹하게 짓밟혔던 항쟁 과정, 이후 살아남은 자들의 상처와 고통을 시적인 문체로 형상화한 수작이다. 작가의 시선은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의 광주와 그 이후의 시간에 닿아 있다.

한강 작가는 “소설 ‘소년이 온다’의 모티브는 열세 살 때 아버지(소설가 한승원)가 보여준 사진첩이었다”며 “그 사진첩에는 80년 5월 광주에서 학살된 이들의 참혹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참가자들은 첫날인 30일 전일빌딩245 북카페 ‘소년이 온다’에서 이진 작가와 ‘인권감수성의 새로운 지평-광주 5월과 여성’을 주제로 대담을 나눈다. 이후 ‘소년이 온다’ 실질적 배경인 금남로 거리를 비롯해 상무관, 옛전남도청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후 5·18민주화운동교육관으로 이동해 문재학 열사 어머니 김길자 여사와 간담회를 갖는 것으로 1일차 일정을 마친다.

둘째 날 12월 1일에는 작품 속 등장하는 희생자들과 열사들을 기리는 시간을 갖는다. 참가자들은 국립5·18묘역을 돌아보고 전남대로 이동한다. 이후 김영삼 평론가의 ‘한강의 시선으로 광주를 보다’를 주제로 한 강연을 듣는다.

박경동 광주문화재단 기획팀장은 “전국 대학생들이 ‘소년이 온다’ 배경이 되는 광주를 방문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한강 작가의 노벨상 의미를 확산하는 것은 물론 광주정신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광주문화재단 등은 문학기행 행사 이후 참가자들의 기행문을 문집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한편 광주시는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시상식이 열리는 12월 10일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1층 시민홀에서 수상 축하 행사를 연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는 11일 오전 12시 46분에는 축하 퍼포먼스도 준비하고 있다. 행사 마지막에는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가 인공지능(AI)으로 복원돼 홀로그램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광주시는 시상식에 맞춰 축하 조형물도 설치한다. 시청 앞 광장에 한강 작가의 얼굴과 ‘소년이 온다’ 책을 아크릴 조형물로 만들어 설치할 계획이다. 시는 한강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낸 북구 중흥동에 책 읽는 공간인 북카페도 조성 중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시민, 문학인과 축하하기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며 “노벨상 수상을 기념해 광주 도서관, 서점, 광장 어디에서든 책과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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