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감학원 시굴 하루만에 유해 발견.."아동 150여구 묻혔을 것"
1940년대부터 1982년까지 교화 명목으로 인권 유린이 자행된 것으로 드러난 선감학원 관련 암매장 추정지에서 피해자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됐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따르면 지난 27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소재 유해 매장 추정지에서 10대 것으로 추정되는 치아 10여개가 발견됐다. 또한 이들이 입고 있던 옷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이는 단추도 4개 이상 확인됐다고 한다. 지난 26일 발굴이 시작된지 하루 만이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나잇대나 사망 시점 등은 분석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진실화해위 측은 2018년 1월 경기도가 만든 선감학원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을 위한 사전조사 계획수립 용역 보고서 등을 근거로 이 매장 추정지에 150여구의 유해가 묻힌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2016년엔 이곳에서 나무뿌리와 엉킨 아동 추정 유골과 어린이용 고무신 한 켤레가 발굴된 적이 있다고 진실화해위 측은 전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5월27일부터 피해 신청인 19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해 선감학원에 있던 원생들이 받았던 인권유린 행위와 암매장 관련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고 한다. 이런 조사 내용을 토대로 유해 매장 추정지 시굴이 필요하다고 판단, 26일부터 유해 시굴 작업을 했다. 진실화해위는 오는 30일까지 5일간 시굴을 진행할 예정이며 필요하면 연장할 계획이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29일 오전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 때인 1940년대 조선소년령 발표에 따라 안산시에 설립된 아동·청소년 감화원(교화기관)이다. 광복 이후엔 경기도가 인수했고, 부랑아 갱생과 교육 명분으로 1982년까지 운영됐다.
선감학원은 불량·부랑아 교화 명목으로 수천명에 달하는 아동·청소년을 강제로 격리 수용하고, 강제노역에 투입하거나 구타 등 인권유린 행위를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진실화해위는 최소 4691명이 선감학원에서 고문 등 인권침해를 지속해서 받았고, 영양실조 및 탈출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관련해 선감학원에 수감되고 강제로 암매장 작업에도 동원됐다고 하는 안영화씨는 지난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13살 때 끌려가 3년 정도 (선감학원에) 있었다”며 “진짜 지옥이 있다면 바로 그런 데가 지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말로는 학원이라고 그러는데 거긴 수용소였었다”며 “(탈출하려다 실패해 바다에) 떠밀려온 친구를 들것에 싣고 거적때기에 싸서 묻었다”며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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