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대기업 납품업체 갑질에 칼빼든 공정위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사흘 간격으로 농협과 롯데의 납품업체 갑질에 칼을 빼들었다. 롯데의 경우 40억원에 육박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25일 농협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에 시정 명령과 과징금 7억80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흘 뒤인 같은 달 28일엔 롯데쇼핑과 씨에스유통에 시정 명령과 39억1000만원의 과징금을 매겼다.
계약서를 늦게 전해주기, 정당한 사유 없이 상품 반품, 장려금 부당 수령 등의 행위를 하다 덜미를 잡혔다.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다.
납품업체의 직원을 마구 고용해 쓰기도 했다. 공정위가 강조하는 '상생'을 정면으로 어긴 행동인 것은 물론 납품업체에 대한 유통 대기업의 고질적인 갑질 행태가 공공연히 자행돼왔다는 사실이 공개됐다는 의미가 있다.
권순국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이번 사건은 과징금 등 제재조치뿐 아니라 위법 사업자들의 재발 및 납품업자 피해 방지를 위한 거래 시스템 개선 약속을 받아낸 건"이라고 농협 제재 건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대규모유통업자의 '판매장려금 부당 수취', '종업원 부당 사용' 등 고질적인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감시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롯데 건에선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대규모유통업자의 부당한 판촉비, 판매 장려금, 반품 비용 등의 비용 전가행위 유인이 강해질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이들의 불공정행위 감시활동을 지속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통업자들이 공공연히 대기업유통업법을 어겨온 관행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은 뚜렷하지 않은 실정이다.
표준거래 계약서를 제정하고도 농협과 롯데의 이런 행동을 막지 못한 게 대표적이다.
공정위는 지난 1월 복합쇼핑몰, 아웃렛, 면세점이 표준거래 계약서를 제정하도록 규정을 정비했다. 그 전부터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 편의점, 온라인쇼핑몰은 적용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유통업자들은 공공연히 법을 어겨왔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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