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화성동탄2 행복주택 가보니..첫인상은 "분양 아파트 아냐?"

황보준엽 2020. 12.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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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 동 1640가구 규모, 11일 기준 984세대 입주
임대주택 최초 '복층형 구조' 등 특화설계 적용
좁은 면적 탓에 신혼부부 장기적 주거안정 방안 되긴 어려워
성인 10걸음의 짧은 동 간 거리..입주민 '불편해'
11일 방문한 화성동탄2 A4-1블록 행복주택 전경.ⓒ데일리안 황보준엽 기자

"오. 괜찮다!"


지난 11일 오후 국민임대주택 100만 가구 준공 기념행사가 열린 화성동탄2 A4-1블록 행복주택.


단지에 도착해 처음 이곳을 본 취재진들은 탄성을 뱉어냈다. 외관만 봤을 때는 임대주택이 아닌 민간 분양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믿을 정도였다. 입지도 웬만큼 좋은 편이었다. 서울 신촌에서 차량을 이용해 도착하기까지 1시간 정도 소요됐다.


화성동탄 행복주택단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로 지난 6월 준공됐다. 그에 걸맞게 행복주택 최초로 복층 구조를 설계하는 등 다양한 디자인과 공간 특화 등을 적용했다.


단지는 총 14개동 1640가구 규모로 청년과 대학생(40%), 신혼부부(40%), 고령‧수급자(20%)에게 각각 공급된다. 임대료는 보증금 2000만~6000만원, 월 7만~24만원 수준이다. 이날까지 984세대가 입주해 생활하고 있다.


해당 단지는 시범단지의 성격도 가진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다양한 타입의 구조를 수요자들에게 제공해 본 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보통 3~4개 정도의 타입이 적용되지만, LH는 16~44㎡, 11개 평형, 타입을 57개까지 늘렸다.


LH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시범단지로 다양한 평형대를 구성해 여기서 시범을 보인 후 평이 괜찮은 것들을 골라 추후 짓는 행복주택에 점차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41㎡ 복층형 구조 실내 전경.ⓒ데일리안 황보준엽 기자

조금 전 도착 후 긍정적 인상을 받은 것과는 달리, 실내로 들어서자 다소 좁아 보이는 평형이 바로 시각적으로도 전해진다.


가장 먼저 둘러본 곳은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 대상의 41㎡ 복층형 구조였는데, 첫 느낌은 '좁다'였다. 전용면적을 1층과 2층 넓이를 합쳐 산출한 수치였기 때문이다.


1층은 거실과 주방 등이 구성돼 있어 생활공간으로 활용하고, 위층은 침실 공간으로 이용하면 돼 공간 활용도는 높은 듯 했다. 다만 좁은 면적 탓에 신혼부부들이 장기적으로 머물기엔 다소 어려워 보였다.


44㎡ 평형대는 복층형 구조와는 달리 공간이 넓게 펼쳐졌다. 방 2개, 화장실 1개, 거실로 구성돼 있어, 그런대로 한 가족이 거주하기 충분해 보였다.


복층과 달리 '살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부 발코니 쪽 문에는 문을 닫아도 공기가 순환할 수 있도록 환기 시설이 설치돼 있기도 했다.


커뮤니티 시설도 민간 아파트에나 있을 법한 헬스케어 시설과 작은 도서관, 실내 놀이터, 어린이집, 게스트하우스 등이 갖춰져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입주민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30대 한 입주민은 "지내는데 불편함은 전혀 없다. 직장도 근처에 있고, 아직 운영은 하지 않고 있지만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성인 걸음으로 10걸음 정도의 짧은 동간 간격으로 불편함을 토로하는 입주민들이 있다. 사진은 화성동탄2 A4-1블록 행복주택 전경.ⓒ황보준엽 기자

다만 짧은 동간 간격은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확인해 보니 성인 걸음으로 10걸음 정도면 앞 동과 닿을 거리였다.


특히, 통창이 마주보고 있어 커튼이나 구조물로 가려 놓은 가구가 많았다. 32%에 이르는 높은 건폐율 탓이었는데, 복도형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닭장' 건축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고 LH 관계자는 설명했다. 건폐율이 낮으면 공지가 많아지는 반면, 높을수록 건물을 더 지을 수 있다.


LH 관계자는 "다소 좁은 감은 있지만, 외부에서는 내부가 잘 들여다보이지 않는 창문으로 설치했으며, 일반적인 기존의 성냥갑 형태 주택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참석한 이날 행사는 LH 공공임대주택 100만 가구 준공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택을 둘러본 문 대통령은 "어린이의 경우 두명도 가능하겠다", "공간이 아늑하다"는 등의 소감을 밝혔다. 이 발언을 언론으로 접한 네티즌들은 "13평여서 네명이 어떻게 살겠느냐", "먼저 살아보라"는 등의 댓글로 응수하며 인터넷을 달궜다.

데일리안 황보준엽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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