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의 10년

2020. 7. 30.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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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재다능한 매력과 순수한 카리스마를 지닌 아이콘, 스물일곱 살 수지.
레더 점프수트와 화이트 셔츠, 피시넷 삭스, 메리 제인 슈즈, 펄 이어링, 체인 브레이슬렛은 모두 Dior.
그레이 컬러 바 수트와 윈도페인 체크 셔츠, 시스루 타이, 골드 네크리스는 모두 Dior.
프린지 장식 베스트와 도트 패턴 맥시 드레스, 슬링백, 펜던트 네크리스, 체인 링, 별 모양의 골드 링, 로고 디테일의 링은 모두 Dior.
데님 베스트와 팬츠, 블루 셔츠, 타이, 드롭 이어링, 양손에 착용한 골드 링, 송아지가죽으로 만든 레이디 디올 백은 모두 Dior.
블랙 바 재킷과 프린지 스커트, 체크 셔츠, 피시넷 삭스, 블랙 타이, 화이트 메리 제인 슈즈, 진주 이어링, 양손에 착용한 링은 모두 Dior.
체크 패턴 드레스와 피시넷 블라우스, 블랙 삭스, 펀칭 디테일의 힐, 진주 이어링, 볼드한 로고 장식의 브레이슬렛, 체인 브레이슬렛, 하트 모티프의 링, 별 모티프의 링은 모두 Dior.
화이트 베스트와 팬츠, 티셔츠, 펜던트 네크리스, 양팔에 착용한 코튼 브레이슬렛, 양손에 착용한 골드 링, 크로스백으로 연출한 디올 바비 백은 모두 Dior.
레이스업 디테일의 드레스와 피시넷 삭스, 메리 제인 힐, 드롭 이어링, 양손에 착용한 골드 링은 모두 Dior.
점프수트와 진주 장식의 이어링은 모두 Dior.

예쁘고 잘난 이들에게 단련된, 그만큼 겉모습에 현혹되는 일이 줄어든 시니어 에디터도 절로 “예쁘다”는 감탄사를 내뱉게 만드는 존재. 〈엘르〉 8월호 커버 스타 수지의 독보적인 존재감이다. 2010년 7월 1일, 걸그룹 미쓰에이 멤버로 데뷔해 다양한 매력을 발휘하며 활동한 지 10년. 이번 화보는 자연스럽게 이를 축하하는 기념적인 프로젝트가 됐다. 디올의 2020 F/W 컬렉션 의상을 소화한 수지는 카메라 앞에서 지극히 편안해 보였다. 조금의 과장이나 어색함 없이, 자기답게 웃고 움직이는 수지의 얼굴에서 전과 다른 고혹적인 분위기와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데뷔 이래 많은 이의 시선과 관심 속에서 늘 ‘자연스러움’을 유지하며 ‘주도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왔던 수지는 차분히 커리어의 다음 장을 준비 중이다. 그가 제일 많이 본 인생영화 중 하나로 꼽는 〈만추〉의 히로인 탕웨이와 함께 〈원더랜드〉를 촬영 중이고, 하반기 기대작인 드라마 〈스타트업〉을 통해 오랜만에 실제 나이와 비슷한 청춘의 모습을 연기할 것이다. “모든 것이 좀 더 애틋해지는 것 같아요.” 어릴 때는 몰랐던 인생의 유한함을 실감하며 스스로도 뭔가 달라지는 것 같다는 수지. 우리 역시 첫사랑의 설렘과는 다른 기대감으로 내일의 수지와 또다시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오늘 심플하면서도 힘 있게, 지금 그대로 수지의 초상을 담고 싶었어요. 카메라 앞에서 정말 편안해 보이더군요사진가 실장님께 물어보니 맘대로 하라고 하셔서 (웃음). 헤어와 메이크업도 많이 안 바꾸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촬영이 오랜만이어서 재미있었어요. 준비된 옷도 너무 예쁘던데요? 하나를 꼽을 수 없을 만큼 모두 맘에 들었어요.

제니퍼 로렌스, 내털리 포트먼, 마리옹 코티아르 등 디올의 뮤즈인 여배우들이 많아요. ‘디올 레이디’로 카메라 앞에 설 때, 어떤 애티튜드를 가지려 하나요 당당하면서도 ‘나다움’을 유지하려 해요. 디올에도 여러 가지 느낌이 녹아 있는 것 같아요. 오늘 입은 룩도 여성스러운 것부터 보이시한 것까지 다양해서 개구진 포즈나 장난스러운 것도 할 수 있었어요.

2015년 〈엘르〉와 첫 커버 촬영 당시 스물한 살, 역대 최연소 커버 모델이었죠. 그간 본인의 취향이나 스타일도 성장했다고 느끼나요취향은 계속 변하는 것 같아요. 제가 좀 변덕스러운 편이라 좋아하는 것이 자주 바뀌는 편이에요. 그러면서 선호하는 스타일이 조금씩 선명해진다고 할까? 나랑 잘 어울리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겠죠. 개인적으로는 심플한 게 저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2020년도 절반이 지났어요. 어떻게 보냈나요계속 촬영하면서 지냈어요. 촬영하고 운동하고…. 2020년은 뭐랄까, 예전에 없던 ‘루틴’이 생긴 새로운 해예요. 제 직업이 정시에 출퇴근하는 일은 아니잖아요. 일상이 반복적으로 흐른다는 느낌을 받은 적 없었는데, 올해 들어 하루하루가 규칙적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에요. 이런 느낌, 괜찮은 것 같아요.

특별히 즐거웠거나 기억에 남는 사건이라면 커다란 사건이 떠오르기보다 소소한 것들이죠. 오늘도 여기 오기 전에 반려견과 산책했거든요. 강아지가 더워서 힘들었는지 바닥에 누워버리더라고요. 할 수 없이 그 아이를 안고 집까지 걸어오는데, 너무 무거워서 고생했어요. 이런 사소한 일이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아요.

며칠 전 7월 1일, 데뷔 10주년을 맞았어요. 기분이 어떤가요 제일 많이 드는 생각은 잘 버텼다, 고생했다, 벌써 10년 됐네, 딱 요 정도예요. 사실 10주년이라는 사실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냥 촬영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얼마 전 팬들이 촬영장에 커피 차와 분식 차를 보내주면서 제가 지금까지 활동했던 영상을 틀어놓은 거예요. ‘Bad Girl Good Girl’부터 나오는데, 기분이 좀 이상하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데뷔 당시 어렸던 팬들도 이제 성인이 됐으니 길다면 긴 시간이지요.

인터뷰를 앞두고 그간 활동했던 영상을 찾아봤는데, 가수로서나 배우로서 정말 다양하게 너무나 많은 도전을 했더라고요 맞아요. 저 정말 열심히 했어요. 가끔 싫은 때도 있었지만, 결국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10년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10년 전의 수지와 지금의 수지, 달라진 점이라면10년 전에는 막 시작해서 잘 모르기도 하고, 정말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때는 마냥 열심히 했다면, 지금은 더 세심하고 철저하게 챙기는 부분이 늘어나요. 그렇게 프로로 성장해 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연기에 집중하고 있어요. 〈배가본드〉의 국정원 요원, 〈백두산〉의 아내 역할 등 연기자 배수지가 표현하는 캐릭터가 부쩍 확장된 느낌이에요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선택했던 건 아닌데, 〈백두산〉에서는 아무래도 임산부 역할이다 보니까 다른 분이 보기에 큰 도전이지 않았나 싶어요. 〈배가본드〉를 하면서도 많은 선배님과 호흡하면서 배운 것이 많아요. 작품 하나하나 소중하고 의미 있게 느껴져요.

촬영 중인 드라마 〈스타트업〉은 어떤 기대감으로 선택했나요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오충환 감독님, 박혜련 작가님과 다시 함께하는 거라서 찰떡같은 호흡을 기대하기도 했고요, 또 ‘스타트업’이란 소재가 참신하게 느껴졌어요. 오랜만에 제 또래 캐릭터를 맡아 현실 속에서 연기하는 느낌이에요. 넘어지고 부딪히는 청춘의 이야기로, 따뜻한 휴먼 드라마가 될 것 같아요.

얼마 전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소속사 선배들(전도연, 공효진, 정유미)과 함께 찍은 사진이 화제였어요. ‘제일 떨렸던 순간’이라고 멘션을 달았는데 정말이에요. 제일 떨렸어요. 2020년 들어 가장 큰 사건이에요. 본받고 싶고, 존경하는 선배님들이 한 회사에 계신다는 건 분명히 영향을 받는 점이 있죠.

수지 역시 누군가에게는 그런 존재이겠지요. 당신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요 자신의 속도에 맞게 묵묵히 갈 길을 가는 모습? 저도 어릴 때는 마음이 조급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속도가 있을 것이고, 내 자신이 편해야 뭐든지 더 잘되는 것 같아요.

본인이 지닌 특출한 면모 중 가장 귀하게 생각하는 점은 체력? 어릴 때부터 체력이 좋았어요. 음반 활동하고, 연기하고, MC 하고, 행사 다니고….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스케줄인데, 타고난 체력 덕분에 버틴 것 같아요. 올해 들어 운동하고 있는데, 지금 굉장히 노력하는 거예요. 그 전에는 필요성을 잘 못 느꼈거든요. 이제 진짜 건강을 위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빠도 꾸준히 하려고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시기. 수지의 공간은 어떤 풍경일지 궁금해요 으흠. 저희 집은 그렇게 깔끔한 스타일은 아니에요(웃음). 원래 되게 정신없었는데, 최근에 좀 정리했어요. 일단 집 안의 색감은 따뜻한 편이에요. 강아지 배변 패드랑 장난감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요. 한때 집 꾸미기에 빠져 덴마크에서 조명을 사오기도 했는데, 관심이 수그러들었다가 다시 생겼다 그래요.

스물일곱. 인생이나 세상을 대함에 있어서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많이 달라졌지요. 뭐랄까… 예전에는 인생이 한 번뿐이라는 걸 체감하기 어려웠어요. 다시 한 번 살 수 있을 것 같고. 그런데 올해부터 삶의 유한함을 확실히 느껴요.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들고 행동하는 것도 달라지더라고요. 모든 것이 좀 더 애틋하게 느껴지고, 더 과감해지는 부분도 있고요.

다가올 10년은 어떤 마음으로 맞이하고 싶은가요앞서 말한 이야기의 연장선에서 인생의 유한함을 되새기며 후회 없이 보내고 싶어요. 그렇다고 일을 더 많이 하거나 성공을 바란다는 게 아니라, 제가 좋아하고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잘 골라서 해나가고 싶어요. 그렇게 하다 보면 또 새로운 10년을 채우게 되지 않을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요! 지금 당장 먹고 싶은 건물냉면? 그러고 보니 이것도 올해 들어 달라진 점인데, 이상하게 냉면이 좋아졌어요. 원래는 떡볶이를 좋아하거든요. 이거 너무 TMI인가요?(웃음)

니트 스웨터와 체크 미니스커트, 레이어드한 셔츠, 블랙 타이, 삭스, 빈티지 링, 오블리크 패턴의 크로스 스트랩, 카프스킨 소재의 새들 백은 모두 Dior.
옹브레 체크 재킷과 스커트, 도트 블라우스, 피시넷 타이, 펀칭 디테일의 메리 제인 힐, 양손에 낀 반지는 모두 Dior.
스트랩 장식의 블랙 드레스와 양손에 낀 반지는 모두 D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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