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강소기업] (7) 역전에프앤씨 | 역전할머니맥주 600호점 돌파..이익률 40%
93.5% → 77.7%.
외식업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개업 후 1년 차 대비 개업 3년 차 평균 생존율이다. 이런 와중에 2016년 첫 프랜차이즈 사업 시작 후 5년 만인 최근 8월 600호점을 달성한 곳이 있다. 게다가 한 곳도 폐점하지 않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이는 더욱 놀랍다. 2017년만 해도 매출액 14억원, 영업이익 6억원이었던 회사가 지난해 매출액 330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으로 훌쩍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이 40%에 육박한다. ‘역전할머니맥주’를 주력으로 하는 역전에프앤씨 얘기다.

▷익산역 앞 유명 가맥집서 브랜드 따와
2016년 소종근 대표가 창업했다. 소 대표는 이전까지 식자재 유통업을 했다. 여러 거래처를 관리하는데 유독 익산역 앞 가맥(가게맥주)집이 눈에 들어왔다. ‘OB엘베강’이라는 작은 맥줏집. 특이한 건 33㎡ 정도 좁은 공간임에도 문 여는 시각인 오후 1시 이전부터 손님이 10팀 이상 대기했다.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5ℓ들이 생맥주통을 대형 냉장고에 넣어뒀다 살얼음 끼게 내놓는 맥주맛이 일품이었다. 일명 ‘살얼음 생맥주’다. 냉장고가 협소한 관계로 이 집 맥주는 늘 한정 판매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항상 줄서기 대란이 벌어졌다.
더불어 주인장 김칠선 할머니 사연도 기구했다. 그는 젊은 시절 딸을 잃어버렸다.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아예 딸이 찾기 쉬우라고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기차역 앞에 1982년 가게를 냈다고. 낮부터 문을 연 이유도 딸 때문이다. 바람대로 결국 딸과 해후했고, 이 사연이 일대에 입소문 나면서 더 많은 손님이 찾아들었다. 소 대표는 이런 할머니의 스토리와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할머니와 협의해 ‘역전할머니맥주’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할머니에게는 사례금도 지급했다.
단순히 브랜드만 만든 게 아니다. 차별화를 위해 할머니의 살얼음 맥주 방식을 연구해 ‘슬러시맥주제조방법’ ‘생맥주공급장치’ 특허까지 받았다. 여기에 가성비 뛰어난 다양한 안주, QSC(품질·서비스·위생) 중심 경영 노하우를 접목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6년 10월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한 게 오늘에 이른다.

▷가맹점주 로열티 당당히 받아
빠른 시간 안에 역전에프앤씨가 외식업계에서 자리 잡은 비결은 뭘까.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가맥집’ 스타일로 차별화한 덕이 크다. 여기 가면 살얼음 맥주나 다른 데서 보기 힘든 ‘오징어입’ 같은 색다른 안주를 볼 수 있다.
시장 진입 전략도 달리했다. 유동인구는 많지만 구매력은 높지 않고 임대료가 저렴한 곳 위주로 접근했다. 출범 초기 전라북도 전통시장, B급 상권 위주로 공략하는 ‘아웃복서(실리 추구)’ 전략을 썼다. 호프집 하기 힘들어 보일 것 같은 상권에서 성공한 가맹점주 사례가 계속 나왔다. 그러자 본사는 가맹점주를 해보겠다고 찾아오는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때 소종근 대표는 원칙을 정했다.
원래 잘해왔던 식자재 유통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최저 마진으로 식자재를 지원하되 로열티만큼은 제대로 받겠다고 선언했다. 로열티는 카드 매출액의 4% 정도. 가맹점이 잘되면 본사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올라가는 구조다.
대신 본사는 최대한 가맹점 매출이 오를 수 있도록 슈퍼바이저를 가맹점주 직원 수준으로 쓸 수 있을 만큼 지원 구조를 촘촘하게 짰다. 슈퍼바이저는 담당 가맹점의 마케팅 전략은 물론 안주 구성, 아르바이트 직원 채용과 교육까지 세심하게 보조한다. 그 결과 초보 가맹점주도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식자재 구매 시스템도 본사 제공 식자재보다 싸게 공급받을 수 있으면 다른 제품을 써도 된다고 허용했다. 일명 ‘개방형 식자재 수급 정책’이다. 역전에프앤씨 관계자는 “이런 정책을 쓴 것은 그만큼 자신 있어서다. 실제로는 가맹점주가 외부 식자재를 거의 쓰지 않는다. ‘바잉파워’가 생기면서 사실상 본사가 제공하는 식자재가 최저가인 데다 품질도 월등하고 매장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역전할머니맥주는 ‘가격은 낮추고 메뉴는 쪼개는’ 전략으로 성공했다. 안주류 가격은 평균 7000~8000원 정도다. 덕분에 고객이 부담 없이 안주 2~3개를 시키면서 종전 치킨호프집 대비 객단가는 높아졌다. 영업이익을 높인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약점은 없나
▷차세대 브랜드 아직 없어
최대 약점은 향후 확장성이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가맹점 1000개 돌파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다만 ‘역전할머니맥주’에 버금가는 세컨드 브랜드 출시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베끼기 매장과 출혈 경쟁 등에 놓일 수도 있다.
강병오 교수는 “외식업이 워낙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 지금까지의 성공 공식에 젖어 있으면 언제든 카피 매장이 나올 수 있다. 아직까지는 매번 신메뉴가 리뉴얼되는 등 혁신하고 있지만 이런 기업 문화가 계속될 수 있게 본사 차원에서 관리를 잘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인터뷰 |소종근 역전에프앤씨 대표
직원 절반이 가맹점주…현장 목소리 반영 선순환

A 성공한 외국 기업을 연구해봤더니 대부분 로열티 수입이 주력이었다. 대신 그만큼 노하우를 제대로 전달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런 문화 정착이 잘 안 되고 있었다. 본사가 인테리어 비용, 유통 마진, 물류 수수료 등으로 가맹점주를 힘들게만 해온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역전할머니맥주는 출범 초부터 식자재, 물류수수료 등을 업계 최저로 낮추고 ‘그래도 우리 물건이 비싸면 사용하지 마라’고 했다. 로열티를 받는 대신 관리를 열심히 해주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한 가맹점주가 여러 점포를 경영하는 다점포 사례만 100건 이상이 될 정도로 신뢰가 쌓였다. 지금도 판촉 활동은 본사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매출이 저조한 매장에 대해 LSM(Local Store Marketing) 지원을 하는 등 상생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Q.남다른 경영철학인데.
A ‘정삼각형’ 경영이라고 말하고 싶다. 회사, 점주, 직원이 정확히 공생해야 회사가 굴러간다고 봤다. 점주, 회사 상생은 기본이고 직원에게도 단순히 상여금 지급 외에 가맹점 사업도 허용한다. 직원이 경영을 해봐야 회사 성장의 과실도 함께할 수 있고 현장 목소리를 바로바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의 절반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가맹점 사업을 하고 있 어 퇴사율이 낮다.
Q.차기 브랜드가 안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A 나름대로 새로운 브랜드도 만들어봤다. 그러다 포기했다. 최대한 공들이고 잘 준비하겠지만 역전할머니맥주만큼 키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에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기반 브랜드를 만들려고 하다 보니 전국에 있는 노포에서 계속 사업 제안이 오고 있기는 하지만, 장고하며 갈 예정이다. 더불어 안주를 HMR(가정간편식)로 전환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일단은 매장에서 판매해보고 추후 유통경로를 확대할지 검토해보겠다. 다양한 투자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아직 투자받은 적이 없다. 좀 더 내실을 다진 후 상장까지 추진해볼 생각이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73호 (2020.08.26~09.0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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