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도 비상..변종에 빗장 건 일본, 직항만 차단한 한국

이우림 2020. 12. 2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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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모든 나라서 신규 입국 불허"
한국은 영국발 직항만 차단해 구멍
정부, 방역 강화 않고 2.5단계 유지
영국서 온 80대 사망, 변종여부 조사
영국서 온 80대 사망 후 확진 이어
아내와 딸·사위도 양성 판정 받아
내일부터 패스트푸드점 방역 강화
음료·디저트만 주문 땐 포장·배달만

영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종이 유럽 전역을 넘어 북미·중동·일본에서도 발견되며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최대 70% 강한 것으로 알려지며 세계 각국은 국경을 봉쇄하는 등 비상 대처에 나선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해외입국자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가 영국과의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지하는 등 강화한 조치를 꺼내들었지만 영국을 거친 다른 나라 입국자는 해당 조치에서 제외하는 등 구멍이 뚫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또 최근 1주일간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확산세에도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내년 1월 3일까지 6일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 국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하자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23일 “영국으로부터의 항공편 운항을 31일까지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영국발 입국자의 경우 14일간 격리하고 격리 해제 시 추가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도록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역 관리 방침에도 구멍은 여전하다. 우선 이번 조치는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직항편에만 적용한다. 영국에서 출발해 다른 국가를 경유하면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다.

특히 영국에서 다른 나라를 경유해 입국하는 경우나 영국에 잠시 머물렀다가 인근 국가로 이동해 들어오는 경우는 영국발 환승객 명단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자가격리 후 PCR 검사를 해야 하는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이 경우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맞다”면서도 “이미 영국 주변 국가에서 출입을 엄격하게 막고 있어 다른 국가를 경유해 들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 ‘사전 PCR 음성 확인서’ 제출 의무가 있는 방역 강화 대상국도 아니다. 방역 당국은 이런 지적에 “모든 외국인은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PCR 검사를 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선제적으로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시행한 일본이나 중동, 유럽과 비교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은 주말 사이 변종 감염 사례(26일 현재 7명)가 확인되자 다시 문을 걸어잠갔다. 일본 정부는 28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모든 국가 사람들의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방침을 26일 밤 긴급 발표했다. 변종 유입을 막기 위해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만을 대상으로 했던 입국 금지 조치를 전 세계로 확대한 것이다. 한국 등 11개 국가 및 지역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왕래’만 인정한다. 사우디아라비아·오만·쿠웨이트 등은 국경을 1주일 동안 폐쇄했다. 필리핀은 영국발 비행기뿐 아니라 필리핀 도착 14일 이내에 영국을 방문(경유)했던 승객의 입국도 제한했다.

전문가 “영국 스쳤다 온 사람도 여권 추적 전수조사해야”

정기석(전 질병관리본부장)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국에 스쳤다 들어온 사람들도 여권을 추적해 입국 심사 때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변종 바이러스가 이미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수도 있다. 일본처럼은 못 해도 영국을 경유해 들어오는 비행기는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영국에서 입국한 일가족 4명이 26~27일 확진돼 방역 당국이 변종 바이러스 감염 여부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 13일 영국에서 입국한 경기도 고양시 거주 80대 남성이 26일 심정지로 사망한 뒤 확진됐다. 이어 27일에는 그의 아내와 딸(모두 13일 입국), 사위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8일 먼저 입국한 사위는 자가격리 후 외부 동선이 있어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 중이다.

방역 당국은 “영국 입국 사후 확진자의 검체를 27일 확보하는 대로 분석을 시작해 이르면 이번 주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가족 확진자도 신속하게 전장 유전체 분석(WGS)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장 유전체 분석(whole-genome sequencing)은 염기서열 전체를 분석해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분석이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변종 확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바이러스 전장 유전체(지놈) 분석과 공개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교토대 첨단 생명·의과학연구소의 최근 논문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바이러스 지놈을 100개 이상 분석한 49개 국가(총 9만3917개 분석) 가운데 한국은 33위(200개)에 그친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질병관리청도 국내 코로나19 바이러스 지놈 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한국과 주변 국가의 변종 바이러스 모니터링을 적극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권덕철(보건복지부 장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거리두기 체계를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 기간인 1월 3일까지 6일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8일부터 시작돼 28일까지 3주간 시행키로 한 수도권의 거리두기 2.5단계는 6일 더 연장됐다. 3단계 격상 여부는 내년 1월 3일 다시 논의된다.

정부는 그러면서 일부 방역수칙을 보완키로 했다. 권 1차장은 “29일 0시부터 패스트푸드점도 베이커리 카페, 브런치 카페와 동일하게 커피, 음료, 디저트류만 주문하는 경우 포장·배달만 허용하고 무인카페는 매장 내 착석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우림·백민정·최모란·석경민 기자
도쿄=이영희 특파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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