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봄'을 넘어서는 김소연, 악의 연대기

김진석 2020. 12. 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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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미친 연기력'이다.

배우 김소연이 SBS 월화극 '펜트하우스'에서 상상 이상의 연기력으로 극을 이끌고 있다.

김소연은 극중 원하는 것은 손에 넣는 '여왕벌' 천서진을 연기하고 있다. 학창시절 유진(오윤희)에게 밀린 열등감을 권력을 이용해 극복했지만 엄마가 된 후 유진과 다시 만나 또 한 번 극악무도한 짓을 벌이고 있는 인물이다. 극의 중심은 세 여성 이지아(심수련) 유진 김소연이지만 누가봐도 극을 이끄는 건 김소연이다. 불륜부터 비리까지 모두 김소연을 중심으로 벌어진다. 아직까진 '김소연 천하'지만 지금의 악한 기운이 서서히 거둬지며 보여질 밑바닥을 연기할 그의 연기도 기대된다.

극의 특성상 분노하고 질투하고 시기하는게 많다보니 표독스러운 눈빛과 표정, 악을 지르는 모습이 많다. 지금껏 악역들이 그저 이유없이 소리지르며 분노하는 것과 달리 연기 하나에도 명분을 심어준다. 분명 악한 캐릭터지만 '못 됐다' '싫다'라는 감정을 느끼게 하기 보단 '왜 저렇게 될 수 밖에 없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그 이유는 김소연의 연기력 덕분이다.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김소연하면 떠오르는게 악역이다. 앙칼진 말투와 매서운 눈빛. 이는 20년 전 방송된 MBC '이브의 모든 것' 때문이다. 당시 아나운서 역할이지만 꽤나 충격적일만큼 악역이라 그 잔상이 오랫동안 깊게 남아있다. 이후로 악역을 한 적이 없지만 그 모습이 오래 가고 있다. 이번 '펜트하우스'가 20년 전 추억을 떠올림과 동시에 한 발 더 나아간 악역으로 기대감을 충족시키고 있다.

또한 김소연의 악역에 더 열광하는 이유는 실제와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못된 역을 소화하는 배우들을 보며 '메소드 연기하네' '실제 모습이잖아'라고 반응하는 것과 달리 김소연에겐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하지'가 대부분이다. 2014년 MBC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에서 보여준 여리다 못해 순수한 모습을 이미 보여줬다. 군대라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다른 전우의 말에 울고 개미 한 마리 못 잡을 것처럼 착한 모습에 눈도 못 쳐다볼 악역을 하기에 더욱 반전 매력이 배가된다. 최근 '런닝맨'에서도 그 순진무구한 매력이 그대로 드러나며 멤버들도 놀랐다. 남편 역할의 윤종훈(하윤철)도 "(카메라가 꺼진 후) 같은 분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르다. 너무 선하다. 감히 말하자면 내가 같이 연기한 배우 중에 톱 급 안에 드는 천사다"고 말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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