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는 화려했지만..'교촌에프앤비' 주가 부진 왜? 신사업에 실망 기관 '팔자'..치킨 1위 무색

노승욱 2020. 12. 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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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직상장 프랜차이즈 1호 기업’ ‘코스피 청약 경쟁률 역대 최고’ ‘상장 첫날 상한가’….

각종 신기록을 경신하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한 교촌에프앤비.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반전이다. 지난 11월 12일 상장 이후 이렇다 할 반등 없이 19거래일간 30% 이상 하락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12월 9일 종가 기준).

물론 현재 2만원대 초반인 교촌에프앤비 주가는 공모가 1만2300원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는 하다. 그러나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역대급 황소장’임을 감안하면 2주 이상 지속 하락은 심상찮다. 교촌에프앤비는 왜 화려한 데뷔 후 하루 만에 급락세로 전환한 것일까. SWOT 분석을 통해 진단해본다.

각종 신기록을 경신하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한 교촌에프앤비가 상장 첫날 상한가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교촌치킨 종로 1호점 전경. <최영재 기자>

▶강점(Strength)

▷최고 매출·최저 폐점률 ‘군계일학’

교촌의 강점은 단연 ‘치킨업계 부동의 1위’라는 사실이다. 프랜차이즈의 KPI(핵심성과지표)인 점포당 매출과 폐점률은 6억2000만원, 0.5%로 각각 업계 최고, 최저 수준을 자랑한다(2018년 기준). 같은 기간 BBQ와 bhc의 폐점률은 11.2%, 5.1%로 교촌치킨의 10배가 넘는다. 이처럼 안정적인 가맹점 운영과 30년의 업력, 업계 1위라는 브랜드 파워 등은 교촌이 외식 프랜차이즈 최초로 코스피에 직상장할 수 있었던 핵심 이유로 평가된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교촌은 배달 비중이 높은 치킨의 특성상 코로나19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지난 3년간 매출이 연평균 9% 성장했는데 올해는 13% 성장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치킨 빅5 중 유일하게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것도 차별화된다. bhc는 글로벌 사모펀드 로하틴그룹이 인수 후 삼성전자 출신 박현종 회장을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했지만, 박 회장이 경영자매수방식으로 bhc그룹을 인수하며 소유와 경영이 다시 통일됐다.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신메뉴를 7년에 한 번 낼 만큼 안정적 경영을 추구했던 권원강 창업주와 달리, 올해에만 수차례 신메뉴를 선보이고 사업 다각화에 나서며 공격적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약점(Weakness)

▷치킨 사업 ‘쏠림’…해외 진출도 글쎄

교촌의 가장 큰 약점은 주요 사업이 교촌치킨 하나뿐이라는 것이다. bhc, 해마로푸드서비스 등이 큰맘할매순대국, 창고43, 식자재유통 등 브랜드나 사업부가 다각화돼 있는 데 비하면 쏠림현상이 뚜렷하다. 교촌에프앤비 매출에서 가맹점에 납품하는 치킨 원·부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93%에 이른다(지난해 기준).

해외에서 아직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점도 아쉽다. 교촌은 올 9월 기준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총 3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2%에 불과했다. 교촌은 IR보고서를 통해 “축적된 해외 사업 노하우를 활용해 배달과 포장 사업 모델에 주력, 총 25개국에서 537개 매장을 개설해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1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인 데다, 아직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중 해외 시장 공략에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다소 장밋빛 청사진이라는 평가다.

▶기회(Opportunity)

▷점포 확장 잠재력 높지만 주가에 반영

교촌이 경쟁 브랜드에 비해 점포 수가 적은 점은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교촌 점포 수는 지난 8월 기준 1234개로, 1500~1600개 안팎인 bhc, BBQ의 80% 수준에 불과하다. 1위 브랜드여서 가맹 문의가 쇄도했음에도 기존 점주 영업권 보호를 위해 출점을 자제해온 결과다. 교촌은 2025년까지 점포 수를 1500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지난해 60%였던 중대형 매장 비중도 90%까지 끌어올려 점포당 매출을 평균 20% 더 높이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점포 수 확장은 교촌이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가장 실현 가능성 높은 성장 전략이다”라고 평가했다.

단, 점포 확장은 시장에 공개된 정보인 데다 프랜차이즈로서는 매우 평범한 성장 전략이라는 점에서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해마로푸드서비스도 수도권 내 맘스터치 점포가 적다는 점에서 추가 확장 잠재력을 내세워왔지만 주가는 3년 넘게 2000~3000원대 박스권에 갇힌 상태다.

▶위기(Threat)

▷배달 시장 빅뱅에 하향 평준화 우려

코로나19 이후 배달 시장이 무한 확장되고 있는 점은 교촌을 비롯한 기존 ‘배달 강자’에 기회이자 위기 요인일 수 있다. 배달앱이 활성화되면 신규 고객이 유입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기존 고객이 다른 대체재로 이탈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치킨, 피자, 짜장면 정도만 배달했지만 요즘은 스타벅스, 편의점, CGV 등도 배달 시장에 뛰어들며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체 배달 시장은 커졌지만 기존 사업자들의 주문 건수는 하향 평준화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점주와의 상생도 시험대에 올랐다.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에서 거둔 매출을 본부와 점주가 나눠 갖는 ‘제로섬(zero-sum)’ 구조다. 교촌이 점포 확장, 간편식(HMR) 사업, 온라인 판매 등을 추진하다 점주 영업권을 침해할 경우 반발이 일어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 프랜차이즈의 경우 상장 업무를 주관한 증권사에서 ‘기업가치를 높이려면 지금부터 비용을 최소화하고 이익은 극대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각종 지원 축소 등을 우려한 점주들의 반대로 결국 상장이 무산됐다. 교촌이 신사업과 점포 확장 과정에서 점주와 동반 성장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교촌 주가, 관전 포인트는

▷브랜드 다각화·기관 매수 시점 주목

교촌에프앤비는 IR보고서를 통해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5가지를 내세웠다. 간편식 사업, 온라인 판매 채널 강화, 가공 소스 사업, 매장 내 수제맥주 판매, 펫(pet) 사료 등 닭가슴살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 등이다. 그러나 이들은 식품 대기업이 이미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레드오션이라는 점에서 교촌만의 차별화가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증권가에서는 교촌 주가를 산정할 때 동원F&B, 롯데제과, 풀무원 등 식품 대기업과 비교해 PER(주가수익비율)이 낮다고 말한다. 그러나 교촌은 프랜차이즈 기업이지 식품 기업이 아니다. 해마로푸드서비스와 비교하면 주가가 2만원대 초중반인 현재도 다소 고평가됐다고 본다. 경쟁이 치열해 대기업도 쉽지 않은 HMR 사업이나 수직계열화 전략보다는 프랜차이즈 기업답게 브랜드 다각화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인 신성장동력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촌에프앤비 측은 “HMR, 해외 진출, 가공 소스 사업 등은 중장기 성장 전략이며, 단기적으로는 기존 사업 성과 극대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관이 언제 들어올지도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 교촌은 상한가를 기록한 상장 첫날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14만주, 67만주를 팔아치우며 차익을 실현했다. 이 물량을 개인투자자들이 받아 큰 손실을 입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상장 후 교촌의 사업과 투자 성과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야 기관 매수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교촌의 올해 실적은 내년 2월께 공개될 예정이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7호 (2020.12.09~12.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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