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잘린 마리 앙투아네트 등장…'파격 개막식' 엇갈린 반응

한지혜 2024. 7. 27.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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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잘린 마리 앙투아네트로 분장한 한 합창단의 모습. 사진 유튜브

머리 잘린 마리 앙투아네트, 파란 망사를 입은 술과 욕망의 신 디오니소스…

지난 26일(현지시간)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서 보인 파격적인 장면들이 회자하고 있다. 프랑스식 유머와 풍자를 표현한 것이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올림픽과의 연관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반응도 있다.

주로 파리 오페라 극장은 '오페라의 유령', 생 마르탱 가(街)와 생 드니 가(街)는 '레 미제라블', 프랑스 혁명 당시 감옥으로 사용된 콩시에르주리는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와 '마리 앙투아네트', 노트르담 대성당은 '노트드람 드 파리'의 배경이 각각 연출됐다.

프랑스 혁명가들의 유명한 노래인 '아, 괜찮을 거야(Ah, ça ira)' 공연은 가히 파격적이었다. 프랑스 혁명 이후 단두대에서 처형된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로 분장한 한 합창단이 참수된 그의 머리를 들고 혁명 당시 앙투아네트가 투옥됐던 콩시에르주리 건물의 핏빛 창문에서 가사를 읊조린다. 이어 나타난 오페라 가수 마리나 비오티와 프랑스의 프로그레시브 데스 메탈 밴드 '고지라'는 공연을 이어가고 공연 말미엔 건물의 창문 곳곳에서 피가 분출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된다.

혁명 당시 마리 앙투아네트가 투옥됐던 콩시에르주리 건물에서 피가 분출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사진 유튜브


프랑스 가수 필리프 카트린느는 사실상 나체라고 할 수 있는 파란 망사 옷을 입고 등장하기도 했다. 술과 욕망의 신 디오니소스의 모습으로 분장한 그는 마치 술에 취한 듯한 표정과 자세로 꽃과 과일 모형에 둘러싸여 자신의 신곡 '벌거벗은'(Nu) 공연을 선보였다. 이 노래의 가사엔 사람들이 태초에 태어났을 때처럼 벌거벗은 채 살았다면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고, 부자와 가난뱅이도 없을 것이며, 날씬하든 뚱뚱하든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술과 욕망의 신 디오니소스의 모습으로 분장한 프랑스 가수 필리프 카트린느가 파란 망사 옷을 입고 공연을 하고 있다. 뒤엔 '최후의 만찬' 패러디. 사진 유튜브


이 밖에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하며 사도 대신 여장 남자(드래그 퀸)를 등장시키거나 사전 영상에선 남성과 여성, 성소수자로 구성된 3명의 결혼 행진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개막식 이후 엑스 등 각종 소셜미디어엔 이런 파격적인 장면들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프랑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너무 웃기다"는 등의 글이 있는가 하면, "올림픽이랑 무슨 상관이냐", "기괴하다"는 등의 비판도 이어졌다.

한편 이번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선 한국 선수단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하고, 오륜기를 게양하는 과정에서 거꾸로 매다는 등 황당 실수가 이어져 뭇매를 맞았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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