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개인투자용국채 청약 흥행…DCM 1위 노린다
증권 업계 순익 1위 탈환을 노리는 미래에셋증권이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발행예정 한도를 2배 이상 늘려 4000억원대의 청약을 기록하면서다.
이를 발판 삼은 미래에셋증권이 채권자본시장(DCM)의 1인자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 접수 결과 청약건수는 1만7757건, 청약금액은 4261억원으로 발행예정 한도인 2000억원(10년물 1000억원, 20년물 1000억원)을 초과했다.
청약금액은 10년물 3493억원, 20년물 769억원으로 경쟁률은 10년물 3.49대1, 20년물은 0.76대1을 기록했다. 오는 7월 발행되는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 규모나 계획은 28일 발표된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매입자격을 개인으로 제한해 발행된다. 일반적으로 국채의 경우 매입자격을 제한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지난해 4월 국채법 개정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국채의 수요 기반을 확대하고 국민들에게 주식 같은 위험자산이 아니라 안정적인 투자수단을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만기 전에 이자를 주기적으로 주는 일반국채와 달리 개인투자용 국채는 만기가 돼야 원금과 이자를 일괄 지급한다. 발행주기는 연 11화로 예정됐으며 1월에서 11월까지 매월 20일에 액면 발행이 이뤄진다. 12월에는 국채발행 한도 관리 등의 이유로 발행되지 않는다.
올해는 도입 원년이라는 점을 감안해 약 1조원 수준으로 발행된다. 업계에서는 수요에 따라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판매대행기관을 통해 청약 방식으로 모집, 발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월 공개경쟁입찰로 미래에셋증권을 단독 판매대행기관으로 선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의 흥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28일까지 청약금액에 따라 신세계 모바일상품권, 다이슨 청소기, LG전자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레키 등산스틱,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커피머신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다음 달까지는 개인투자용 국채청약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주식 1만원, 스탁마일리지 100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벌이고 있다.
이에 개인투자용 국채 흥행이 미래에셋증권의 채권 주관·인수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올 1분기 채권 주관 건수는 59건, 금액은 8395억원이다. 채권 인수 건수는 46건, 금액은 1조1050억원이다. 전체 채권 주관사 중 건수 기준으로는 5위, 채권 인수자 중에서는 6위를 차지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전체 DCM 주관사 순위에서 6위를 기록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실적이 오르기는 어려워도 장기적으로는 미래에셋증권의 실적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채권 관련 실적에는 회사채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발행한도가 정해진 국채 흥행만으로는 실적을 단숨에 올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선중 동국대 교수는 "개인투자자의 투자 수요가 늘어났다고 해도 정부가 발행하는 개인투자용 국채 물량에 한계가 있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개인투자용 국채는 그동안 대형 증권사, 은행 등이 프라이머리딜러 역할을 해 주로 기관투자가에 판매됐던 국채를 개인투자자도 소액으로 장기투자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이기 때문에 기존 기관에 파는 물량보다 많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단 미래에셋증권이 단독 판매대행기관이므로 이를 다양한 마케팅 목적으로 사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상미 이대 경영학과 교수는 개인투자용 국채가 장기적으로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채 교수는 "회사채는 증권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맞지만, 이자율도 다르고 보통 단기투자로 이뤄진다"면서 "이에 반해 국채는 안정적이고 장기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실적 상승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증권사의 수익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