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구기관이 외모개선을 목적으로 한 지방분해주사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국내에서 허가 받은 디옥시콜릭산(DCA) 주사제는 허가대로만 사용하면 효과를 보여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방분해주사, 효과 조사해보니 ‘평가 어렵다’

20일 ‘의료기술재평가보고서 2024 : 지방분해주사’에 따르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문헌근거 분석으로 지방분해주사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평가한 뒤 결과를 지난 18일 공개했다.

분석 결과 연구진은 현재의 근거만으로는 지방분해주사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재까지 보고된 문헌들을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지방분해주사를 맞은 후 명확한 지방감소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일부 연구에서 단기적인 효과를 보고했으나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장기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 또 비교를 위해 설정한 가짜 치료 또는 무치료와 차이가 없다는 결과도 보고돼 시술 전후 효과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와 검토를 기반으로 대국민정보문을 작성한 의료기술재평가위원회는 “신체의 국소지방 제거를 위한 지방분해주사는 의학적 필요성보다 외모개선이 목적인 개인의 선택영역”이라며 지방분해주사 시술을 고려한다면 부작용 및 효과 등에 대한 정보를 의료진으로부터 충분히 받은 뒤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턱밑 지방 분해, DCA는 검증받았다

이 같은 발표에는 디옥시콜릭산(DCA) 주사도 포함돼 논란의 여지가 있다. 자칫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제품이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소비자의 인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DCA 주사는 체내에 존재하는 2차 담즙산 성분인 디옥시콜릭산이 지방을 유화시켜 분해한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허가된 DCA 주사는 대웅제약의 ‘브이올렛’과 LG화학의 ‘벨라콜린’이다. 적응증은 ‘성인의 중등증~중증의 돌출되거나 과도한 턱밑 지방 개선’으로, 두 제품 모두 임상에서 효과성을 입증했다.

브이올렛은 중등도 또는 중증의 턱밑 지방 진단을 받은 성인 136명을 대상으로 위약 비교 3상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시험 결과 1단계 이상 턱밑 지방이 개선된 시험대상자의 비율은 시험군 71.64 %(48/67명), 대조군 31.88 %(22/69명)이며, 2 단계 이상 턱밑 지방이 개선된 시험대상자의 비율은 시험군 23.88 %(16/67명), 대조군 7.25 %(5/69명)이었다. 이로써 턱밑 지방 개선 효과가 위약군과 비교해 우월함이 입증됐다. 벨라콜린은 개선효과를 비교하는 임상 결과가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DCA의 턱밑 지방 개선 효과는 오리지널 제품인 ‘벨카이라주’의 임상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앨러간(현 한국애브비)이 시장 경쟁력 악화로 2020년 허가를 취하한 이 제품은 2개의 동일한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총 1022명 대상의 임상 결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평가할 경우 위약군과 비교해 이 약을 투여한 환자군 중 많은 비율에서 턱밑지방부피가 적어도 10% 이상 감소했다.

이번에 지방분해주사를 평가한 의료기술재평가위원회는 식약처의 허가 사항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의료연구원 관계자는 “지방분해주사 전반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평가한 것이며, DCA만 따로 떼어내 평가를 내리지는 않았다”면서 “식약처 허가 자료를 참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타 부위 DCA 주사, 효과 판단 근거 없어

다만 DCA의 적응증 외 사용, 이를테면 다양한 부위에 DCA 주사를 맞을 경우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해서는 다른 지방분해주사와 마찬가지로 면밀한 근거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위원회는 “전신에 걸친 다양한 부위에 국소 침착된 지방분해용으로 DCA 주사를 수행한 연구들의 미용적, 의학적 효과를 평가했으나, 대부분의 연구가 증례보고 및 증례연구로 근거강도가 낮아 오프라벨 DCA 사용에 관한 보다 결정적인 권장 사항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관된 치료요법과 평가방법을 입증하는 높은 수준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여기서 지칭하는 지방분해주사는 조합형윤곽주사(여러 가지 지방분해 유효성분으로 알려진 물질을 조합해 사용하는 주사)를 의미한다”며 “이는 조성과 성분이 다른 허가받지 않은 주사제로, 브이올렛은 한국인 임상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한 전문의약품 DCA 단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이나 유통에서 검증되지 않은 미허가 제품보다는 안전한 전문의약품을 시술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안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