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의 배신?" 네이밍 브랜드가 무너지는 순간

조회 172025. 3. 16. 수정
@paikscuisine_official

1. 브랜드 네이밍, 왜 자기 이름을 쓰면 위험할까?

한 사람이 가게를 열거나 회사를 창업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네이밍 방식이 있다. 바로 자신의 이름을 넣는 것이다. 이는 직관적이고, 개인의 정체성을 강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브랜드 네이밍에서 창업자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왜 위험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와 관련된 심리학적, 마케팅 분석을 통해 그 문제점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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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기 이름 브랜드, 왜 흔할까?
사람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자기 이름과 연관된 네이밍이라는 것은 심리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인간은 자기 자신과 관련된 정보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자기 연관 효과(Self Reference Effect)를 가진다. 이는 기억력과 연결되어 있고, 자신의 이름이 포함된 정보는 더 오랫동안 기억되고 친숙함을 느끼게 만든다. 그래서 창업자들은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정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효과적이라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치명적인 리스크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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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백종원 브랜드가 보여준 이름 사용의 리스크
대표적인 예로 백종원의 외식 브랜드들을 들을 수 있다. '빽다방, 본가, 새마을식당'등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하는 백종원 본인의 이름을 직접 쓰지 않았다. 그러나 '백종원'이라는 이름 자체가 브랜드가 되면서, 개인 이미지와 브랜드가 하나로 묶이는 효과를 만들었다.

이런 케이스는 한편으로 강력한 펄스널 브랜딩이지만, 동시에 리스크를 동반한다. 특정 논란이 생기거나, 경영상의 실수가 발생하면 브랜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백종원'이라는 이름이 그 모든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만약 개인 이미지가 하락하면 그와 연관된 브랜드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기업브랜드(Company Brand)와 펄스널브랜드(Personal Brand)가 혼합될 때 발생하는 위험요소다. 창업자의 이름이 브랜드로 굳어지면, 그 사람이 은퇴하거나 경영상에서 손을 떼더라도 브랜드가 계속해서 그 이미지에 묶일 수밖에 없다. 이는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확장성과 지속 가능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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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람들은 흔히 말하는 "잘 나가는 사람들"을 끌어내리고 싶어 한다.
브랜드와 창업자의 이름이 일치할 때 또 다른 문제는 대중 심리다. 인간의 심리에는 '공정성이론(Equity Theory)이 작용한다. 사람들은 자신보다 과하게 성공하거나 특혜를 받는다고 느끼는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기 쉽다. 이를 흔히 톨스토이 증후군(Tall Poppy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즉, 한 사람이 지나치게 두각을 나타내면, 주변 사람들은 그를 끌어내리고 싶어 하는 심리를 가진다는 것이다. 기업 경영자나 유명인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가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작은 실수에도 가혹한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백종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백종원 브랜드들은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 몇 년간 가격 인상이나 메뉴 변화가 있을 때마다 '배신감'을 느낀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는 브랜드가 곧 창업자의 이름과 동일시되면서 생기는 리스크다.

또, 승리 아오리라멘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본래 일본식 라멘은 컨셉을 한 프랜차이즈로 승리의 인지도를 활용해 빠르게 성장했지만, 승리의 개인적인 논란이 불거지면서 브랜드 자체가 큰 타격을 입었다. 승리가 패배가 되는 순간인 거다. 결국 승리는 경영에서 손을 뗐고 브랜드도 급격한 하락세를 겪었다. 창업자의 이름이 브랜드와 직결될 경우 개인의 이미지 변화가 기업의 존폐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아주 중요한 사례다.

5. 브랜드 네이밍, 어떻게 해야 할까?
- 개인의 이름을 직접 쓰지 않되, 정체성을 담을 수 있는 단어를 선택하자.
- 창업자가 브랜드에서 벗어나도 지속될 수 있도록 설계하자.
- 이름을 써야 한다면 브랜드 철학을 먼저 정립하자.
(디올이나 샤넬처럼 창업자의 이름을 브랜드화하더라도, 그 이름을 단순한 개인이 아닌 하나의 문화적, 철학적 개념으로 자리 잡도록 설계해야 한다.)

6. 이름을 브랜드로 쓰는 것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자기 이름을 브랜드로 사용하 것은 쉬운 선택이지만, 장기적인 브랜드 전략에서 보면 많은 위험을 동반한다. 백종원, 승리의 사례에서 보듯, 개인 브랜드가 성공할수록 대중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작은 실수에도 브랜드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잘 나가는 사람을 견제하고 싶어 하는 심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개인 브랜드는 외부 공격에도 취약하다.

브랜딩은 단순한 이름 짓기가 아니라, 미래까지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다. 내 이름이 아니라도,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더 강력한 브랜드 네임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브랜드는 개인을 넘어, 더 큰 가치와 스토리를 담을 때 비로소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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