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텍스트힙’ 독서 인증 열풍, 한강 신드롬으로 이어갈까

최호경 2024. 10. 15. 1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0일(한국시간)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텍스트힙' 유행이 거세지고 있다.

독서 모임을 통해 함께 책을 읽고 후기를 나누고,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 #텍스트힙,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완독 따위의 해시태그를 내건다.

따라서 텍스트힙 유행은 출판업계엔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일각에서는 '텍스트힙' 유행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책 또는 책 읽는 모습을 사진으로 온라인 인증
출판업계, 한강 노벨상과 함께 가뭄의 단비
텍스트힙 유행 두고 ‘지적 허영’ 이견 보여

지난 10일(한국시간)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텍스트힙’ 유행이 거세지고 있다. ‘텍스트힙(Text Hip)’은 글자(Text)와 멋지다(Hip)를 결합한 신조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읽고 있는 책, 또는 책을 읽는 자신의 모습을 사진 찍어 올려 인증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독서 모임을 통해 함께 책을 읽고 후기를 나누고,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 #텍스트힙,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완독 따위의 해시태그를 내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 [사진출처=연합뉴스]

출판업계는 역대급 호황을 맞았다. 한강(54) 작가의 책이나 그가 언급한 책들이 불티나게 팔리는 중이다. 교보문고를 비롯한 대형 서점들은 책 물량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쇄·제본 업체들도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밀려드는 주문 물량을 맞추기 위해 밤낮으로 인쇄기를 돌리고 있다. 직원들 대부분은 주말 휴무를 반납하고 인쇄 작업을 하고 있다.

한강 작품의 완판 행진에 여러 서점에는 책이 없어서 못 파는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중고 책을 웃돈 붙여 판매하거나, 한강 작가의 책을 구매하기 위해 새벽 오픈런도 마다하지 않는 이들도 나타났다. 이 같은 ‘한강 신드롬’에 작가의 아버지인 한승원씨(85)의 책 판매 매대가 서점에 마련되기도 했다. 출판업계는 한강 작품의 판매량이 노벨상 수상 이후 450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독서인증 글 [사진출처=인스타그램]

노벨상 발표 직전까지 출판업계는 역대급 불황을 겪고 있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보급으로 책이 인터넷과 영상 매체에 밀린 탓에 갈수록 책을 안 사고, 안 읽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3~2023년) 종합 독서율은 곤두박질쳐 지난해(43%)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종합 독서율은 최근 1년 내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책 중 1권이라도 읽은 비율이다. 종이책 기준으로 성인의 연간 독서량은 1.7권이며, 연간 도서 구입량은 1권, 연간 도서 구입비는 1만8000원이다. 따라서 텍스트힙 유행은 출판업계엔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주말인 13일 오전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들이 영업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일각에서는 '텍스트힙' 유행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소위 ‘인싸’들의 자기과시 수단일 뿐이며, '지적 허영'에서 비롯된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일부 연예인들이 독서 인증을 통해 이미지 상승효과를 누리면서 유행으로 번진 측면이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책 판매나 독서율의 상승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반면 지적 허영을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는 입장도 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과거 서울문화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지적 허영을 두고 한 말이 최근 텍스트힙 유행에 긍정하는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동진 평론가는 “허영이 없으면 문화적으로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가 없다”며 “허영이 없는 사람은 특정한 문화적 시선, 세상을 보는 새로운 창에 대해 영원히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