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환경 투쟁 현장들이 희망...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박은영 기자]
▲ 오랫만에 뜨거운 볕이 나오자 가마우지들이 일광욕을 하고 있다. |
ⓒ 임도훈 |
지난 26일, 가을치고는 뜨거운 햇빛이 천막농성장 앞을 내리쬐고 있다. 햇빛이 좋다면서 금요일에 야간담당을 하셨던 잿빛개구리매(세종시민)가 나귀도훈(보철거시민행동 상황실장)을 재촉해 텐트 안에 이불과 깔개 등을 끄집어냈다. 자갈 위에 널어두고 햇빛을 쬐이니 기분도 좋다. 잿빛개구리매가 맨발로 자갈을 밟고 걸으면 좋다고, 건강을 위해 꼭 하라고 신신당부를 해서 점심을 먹고 자갈밭을 걸어본다. 양말을 신고 걷는데도 너무 아파서 주저앉을 뻔했지만 조금 더 걸어보았다.
▲ 대상을 수상한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 활동가들 |
ⓒ 정정환 |
심사위원회는 "강을 살리기 위한 지속적이고 헌신적인 활동과 물 정책 퇴행에 맞선 강고한 연대체 활동이 높게 평가됐다"고 대상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대표로 수상한 문성호 보철거시민행동 공동대표는 금강에서 만난 생명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우리 강이 대가 없이 내어 준 사랑을 따라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 잠시 현장활동의 숙제를 내려놓고 오체투지에 함께 하고 있는 활동가들 |
ⓒ 이경호 |
▲ 오체투지 환경상 수상자들의 모습 |
ⓒ 정수근 |
▲ 어두운 밤에도 달 같은 동지들이 있어 천막농성장은 밝다. |
ⓒ 이성우 |
27일 저녁나절에 천막농성장에 앉아 있는데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같이 있던 이들과 빗소리를 들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 밤이 참 아련하고 애잔하다. 새카만 밤빛이 마치 우리의 기약 없는 투쟁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 어 어둠에도 우리는 어떻게 웃을 수 있을까, 어떻게 울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하며 돌아보면 천막농성장 불빛 아래, 보름달 같은 동지들의 얼굴이 보인다.
달 같은 동지들이 있는 한, 아무리 새카만 어둠 속이라도 길을 잃지 않을 것이다. 금강이 계속 흐를 수 있다면 우리의 길은 계속 열려있을 것이고, 강의 생명들이 우리를 지켜준다면 180일이 1800일이 될 때까지도 우리는 지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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