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으로 분리된 초등생들, 학폭위 결정에 다시 같은 반…무슨 일

경기 한 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으로 가해 학생들과 피해 학생이 분리조치됐다가 상급기관인 교육지원청 학교폭력위원회(학폭위)의 결정으로 다시 같은 교실에서 생활하게 됐다.
17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 A양은 지난 4월 같은 반 남학생 2명에게 수차례에 걸쳐 학교폭력을 당했다.
A양 학부모는 학교 측에 이 사실을 알렸고 학교 측은 학부모위원·교원위원 등으로 구성된 자체 전담기구를 통해 지난달 가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급교체 조치를 했다.
학교폭력 사안에서 학폭위가 열리기 전 학교 측이 학급교체 조치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학교 측은 이번 사안이 가볍지 않은 데다 피해 학생 측이 확실한 분리 조치를 요청하자 적극적으로 대처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4일 열린 관할 교육지원청 학폭위 심의 결과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피해 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 행위의 금지, 학교에서의 봉사 5시간 조치만 받았다.
학폭위는 심의를 통해 1호 서면사과부터 9호 퇴학처분까지 내릴 수 있는데 7호에 해당하는 학급교체가 교육지원청 학폭위 심의 처분에서 빠지면서 A양과 가해 학생들은 이날부터 다시 같은 교실에서 마주치게 됐다.
해당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피해 학생과 학부모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학폭위 심의는 가해 학생의 처벌보다는 올바른 성장과 교육적 관점에서 위원들이 전문적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미 학교 측이 학급교체 조치를 한 상황에서 학폭위가 이를 다시 되돌리는 결정을 한 데 대해 A양 측은 울분을 터뜨렸다.
A양 학부모는 “우리 딸은 지금도 계속 힘들어하는데 다시 같은 교실에서 생활해야 한다니 너무 화가 나고 어이가 없다”고 토로했다.
학교 측도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A양과 가해 학생들이 다시 같은 반이 된 상황에서 학폭위가 가해 학생들에게 한 피해 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 행위의 금지 조치를 따르기 위해 같은 모둠에 배정하지 않고 책상 거리를 떨어뜨리는 등 대책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했는데 학폭위에서 다른 결과가 나왔고 학교 입장에서는 이를 따라야 한다”며 “피해 학생이 또 다른 피해를 보지 않도록 최대한 세심하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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