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도 발생하는 사기 행각
한국인 대상 범죄 다수 발생해 주의해야

필리핀은 저렴한 물가와 4~5시간 가량의 짧은 비행시간으로 한국인들이 즐겨찾는 여행지이자 휴양지입니다. 수천 개의 아름다운 섬과 따뜻한 날씨는 천국을 연상케 합니다.

필리핀으로 여행을 갈 계획이라면 반드시 알아둬야 할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입, 출국 전 캐리어를 테이프로 칭칭 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필리핀에 도착하고부터 사기 범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필리핀에서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여행객, 심지어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기 범죄가 자주 발생합니다. 범죄에 피해를 당했음에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사기 행각은 '총알 사기'입니다. 필리핀은 법적으로 총기 휴대가 가능한 나라입니다. 하지만 공항 등의 보안지역에서는 총기를 휴대하는 것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는데요. 총알 소지 역시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 점을 노린 필리핀 비리 경찰이나 보안 직원이 보안검색을 이유로 수하물과 신체를 검사하며 몰래 총알을 집어 넣고는 "당신의 가방에서 총알이 발견됐다"는 혐의를 씌우고 사건을 무마하는 대가로 뇌물을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현지에서 '타님발라'라고 불리는 이 범죄 수법은 필리핀 공항에서 쉽게 당할 수 있습니다. 공항을 이용하는 전세계의 여행객이 이 범죄의 표적이 되곤 하는데요. 요구한 뇌물을 거절했던 미국인은 실제로 체포되어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습니다.

모르는 새 마약 운반책 될 수도...

총알뿐만 아니라 마약 운반에 관여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수법은 자신의 수화물 요금이 초과되어 짐을 같이 부쳐달라고 하거나 잠시 물건이나 가방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는 것인데요.

잠시 맡았던 가방이나 자신의 짐과 함께 부친 누군가의 짐 안에 마약이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빌미로 뇌물을 요구하는 범죄 또한 흔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를 거절하면 체포되어 구금될 수 있으므로 낯선 이의 부탁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행객을 대상으로 사기 범죄를 시도하는 것은 대부분 필리핀의 현지 경찰이나 보안요원 등 우리나라에서는 믿을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인데요. 특히 필리핀 경찰은 급여가 매우 적어 뇌물을 요구하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뇌물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어 필리핀 여행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캐리어·가방은 밀봉하고
만일 당했다면 '절대 손 대지 말 것'

필리핀 현지 교민들과 여행사들에서는 필리핀 여행 시 "캐리어와 가방을 랩이나 테이프로 칭칭 감아라"는 주의를 주고 있는데요. 실제 필리핀의 대부분 공항에서는 가방과 캐리어를 랩과 테이프로 칭칭 감은 여행객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누군가 몰래 총알이나 마약 등 불법 소지품을 몰래 넣을 수 없도록 가방의 틈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인데요. 가방을 봉쇄했다 하더라도 보안검색을 받을 때에는 주의깊게 그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일 총알과 같은 금지 물품이 가방에서 발견되었다면 절대 해당 물품에 손을 대서는 안됩니다. 지문이 남게되면 조사 과정에서 불리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와같은 사기 행각에 피해를 입었다면 즉시 영사콜센터와 주필리핀대사관, 필리핀 한인회에서 제공하는 공공 변호사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필리핀 입국 시 주의해야 할 것
■ 캐리어에 주머니나 지퍼가 달리지 않은 하드케이스 가방이 좋다.
■ 캐리어와 가방을 비닐이나 랩, 테이프로 감싸 밀봉해야 한다.
■ 가방에 대한 X-ray 검사나 보안 검색 시 절대 한눈 팔지 말고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 새로 구입한 면세물품은 없거나 없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

여행객 대상 '셋업범죄' 성행하는 필리핀

필리핀에서는 한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셋업범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기도 합니다. 셋업은 미리 정한 대상을 함정에 빠뜨려 석방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 방식인데요.

한국인 관광객에게 미성년자를 접근시켜 성매매를 하게 하거나 상황을 연출해 경찰에 신고한 뒤 사건을 무마하는 대가로 돈을 뜯어내는 수법이 가장 흔한 셋업 범죄라고 합니다.

필리핀에서도 성매매는 불법인데요. 특히 상대방이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면 종신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는 상황을 악의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 셋업 범죄는 수사기관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건이 대부분인 ‘암수범죄’"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세부 분관은 2019년 홈페이지에 ‘셋업 범죄를 조심하라’고 공지하기도 했습니다.

한 외사 경찰관은 "태국, 캄보디아 등지에서도 셋업 범죄가 종종 발생하긴 하나 필리핀에 비할 바는 아니다"라고 필리핀의 심각한 셋업 범죄 현황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필리핀 여행 상품은 일단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여행 중 낯선 이가 접근하거나 조금이라도 수상한 태도를 보이면 피해야 범죄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