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어 그만…클릭 한 번에 영상 뚝딱 ‘이 앱’ 1100만명이 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프로젝트의 배후가 국내 대형 기획사가 아닌, 미국의 한 스타트업과 중앙아시아의 크리에이터 합작품이라는 것. 이 프로젝트의 중심에 ‘힉스필드 AI(Higgsfield AI)’가 있다.
과거 AI에게 무언가를 시키려면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하세요”라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힉스필드는 이 공식을 파괴했다. 스냅챗 생성형 AI 총괄 출신 알렉스 마쉬라보프(Alex Mashrabov)가 창업한 이 회사는, 복잡한 텍스트 대신 직관적인 클릭만으로 영화 같은 영상을 만드는 ‘포스트 프롬프트’ 시대를 선언하며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그의 비전은 업계 거물들을 끌어들였다. 엔비디아 부사장 출신인 제프 허스트(Jeff Herbst)를 비롯해 세계적인 코딩 대회 수상자들이 팀에 합류하며 AI 연구와 비디오 전문성을 결합한 ‘드림팀’을 완성했다.
여기에 그림을 그려 영상의 움직임을 만드는 ‘드로 투 비디오(Draw-to-Video)’, 사진처럼 사실적인 디지털 대사를 구현하는 ‘힉스필드 스피크(Higgsfield Speak)’ 등 혁신적인 기능을 더해 아이디어 구상부터 편집, 후반 작업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하는 환경을 구축했다. 마히 데 실바(Mahi de Silva) 공동창업자 겸 최고전략책임자는 “힉스필드는 포춘 500대 기업부터 전 세계 크리에이터까지 모두를 위한 새로운 창작 운영체제(OS)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급성장세에 주목 GFT 벤처스, 앤트로픽(Anthropic)에 투자한 멘로 벤처스, 전 애플 임원이 이끄는 넥스트에쿼티 파트너스, IBM, 구글, 왓츠앱 출신들이 주축인 ‘스트랫마인즈(StratMinds)’ 등 유명 투자사가 이번 시리즈A 라운드에만 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엔비디아 출신의 제프 허스트 이사는 “엔비디아에서 AI 인프라를 구축했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힉스필드는 응용 AI, 크리에이터 경제, 기업 수요가 만나는 엄청난 변곡점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 출신의 아비 테바니안(Avie Tevanian) 역시 “생성형 AI는 아이폰만큼이나 혁신적이며, 힉스필드는 미래 비디오 인텔리전스의 중추가 될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역시 이번 투자에 참여한 스트랫마인즈의 리처드 장 대표는 “힉스필드는 매력적인 비전, 사실적인 인물 생성과 제품 배치에 탁월한 기술, 그리고 출시 11주 만에 연간 반복 매출(ARR) 1500만 달러를 확보한 경이로운 실행력으로 단연 돋보였다”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그는 힉스필드가 가져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제시했다. “현재 두세명으로 이뤄진 소규모 ‘버추얼 에이전시’들이 건물도 없이 연간 30억원에서 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우리 기술을 활용해 자신만의 AI 탤런트 에이전시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이 이미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힉스필드는 6000억달러(약 828조원) 규모의 숏폼 비디오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예르잣 둘랏(Yerzat Dulat) 공동창업자 겸 CTO는 “우리는 기존 강자들의 허락을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그들을 능가하고 규모를 뛰어넘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여세를 몰아 힉스필드는 영어 기반 뿐만 아니라 한국어, 프랑스어 등 여러 언어기반 콘텐츠 제작 툴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콘텐츠 제작툴을 넘어 커머스 등 새로운 사업모델을 창출하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밝혔다.
리처드 장 대표는 이런 비전에 힘을 보탠다. 그는 “소비자들은 이제 유튜브나 틱톡 같은 미디어를 소비하면서 구매를 결정하고, 아마존이나 쇼피파이를 통해 즉시 거래를 완료한다”며 “AI는 인간의 창의성을 증폭시켜 미디어 지형을 바꾸고, 변화된 미디어가 결국 상거래(커머스)를 재편한다면 그 중심에 힉스필드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로 창작의 문턱을 없애고, 새로운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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