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모실 이름 대신 가족예배실 어때요”

손동준 2026. 4. 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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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실' 대신 '가족예배실'은 어떨까요."

교회 안의 익숙한 공간 이름이 아이를 돌보는 아버지와 조부모를 예배 밖으로 밀어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27일부터 이틀간 서울 초동교회(손성호 목사)와 온라인에서 열리는 '2026 여성주의 예배 콘퍼런스'에서 구아름 실천신대 교수는 자모실이라는 말에 담긴 배제의 가능성을 짚었다.

이어진 워크숍에서는 자모실을 '영유아실'이나 '가족예배실'로 바꿔 부르자는 제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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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교회 ‘여성주의 예배 콘퍼런스’
구아름 실천신대 교수가 27일 서울 초동교회에서 열린 2026 여성주의 예배 콘퍼런스에서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자모실’ 대신 ‘가족예배실’은 어떨까요.”

교회 안의 익숙한 공간 이름이 아이를 돌보는 아버지와 조부모를 예배 밖으로 밀어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27일부터 이틀간 서울 초동교회(손성호 목사)와 온라인에서 열리는 ‘2026 여성주의 예배 콘퍼런스’에서 구아름 실천신대 교수는 자모실이라는 말에 담긴 배제의 가능성을 짚었다. 실천신학대학원대(총장 정성진 목사)와 교회 여성 성장 플랫폼 ‘움트다’가 공동 주관한 이날 콘퍼런스에서 구 교수는 “흔히 자모실을 아이와 엄마의 공간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여자 형제를 뜻하는 ‘자(姉)’ 자를 써서 언니와 엄마를 위한 공간으로 명명된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돌봄의 주체를 처음부터 여성으로만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라는 것이다.

구 교수는 예배 안에서 여성들이 겪는 일상적인 위축도 언급했다. 그는 “남성의 확신은 영적 지도력으로 자연스럽게 수용되지만 여성의 확신은 고집이나 예민함으로 치부되기 쉽다”며 “교회가 누구의 목소리에 더 쉽게 응답해 왔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밝혔다.

논의는 여성 성도들의 실제 삶이 예배 안에 얼마나 들어와 있는지를 묻는 데까지 이어졌다. 교회는 은혜와 구원을 말하지만 성도들이 몸으로 겪는 아픔 가운데 예배에서 잘 다뤄지지 않는 것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구 교수는 유산과 산후우울증, 생리통 등을 예로 들며 “이런 아픔을 ‘예민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넘겨버리면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신앙 안에서 이해하고 위로받을 자리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가 고통을 너무 빨리 ‘은혜로운 결론’으로 정리하려는 태도도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하나님이 은혜 주셔서 잘 이겨냈다”는 말이 때로는 위로가 되지만 때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슬픔과 돌봄의 피로를 충분히 듣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구 교수는 예배가 고통을 서둘러 수습하는 자리가 아니라 각자 삶의 시간을 함께 견디고 기다리는 자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워크숍에서는 자모실을 ‘영유아실’이나 ‘가족예배실’로 바꿔 부르자는 제안이 나왔다. 교회 안의 일상적인 인사도 점검 대상이 됐다. “자매님 오늘 너무 예쁘시네요”나 “형제님 남자답습니다” 같은 친근한 말이 악의 없이 쓰이더라도 공동체 안에서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거나 특정 역할에 교인들을 가두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 교수는 이런 제안이 특정 집단을 몰아내거나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교회 공동체 안에서 충분히 들리지 못했던 삶의 시간을 함께 듣자는 초대”라고 설명했다. 서로의 고통에 쉽게 결론을 내리기보다 먼저 마음을 열고 응답하는 일이 성서가 말하는 환대의 출발점이라는 뜻이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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