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흘러나온 K-POP
한국 음악이 우주에서 울려 퍼진 적이 있다. 국제우주정거장 ISS 안에서, 지구를 떠난 우주비행사들의 재생목록에 K-POP이 있었다. 소리 하나 쉽게 들을 수 없는 공간에서, 그 음악이 선택됐다.
NASA 플레이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한국 가수
2016년, NASA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우주비행사들이 장시간 임무를 수행할 때 듣는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한 것. 고요하고 단절된 환경 속에서 긴장을 완화시키고, 리듬을 유지하게 돕는 소리들.
그 안에는 예상했던 전설적인 아티스트들이 있었다. 비틀즈, 데이비드 보위, 퀸. 그리고 BTS의 ‘불타오르네’가 그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었다.
NASA 소속 엔지니어가 직접 추천한 곡이었다. 임무 중 집중력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낮춰준다는 이유였다. 그 이후 다른 미션에도 K-POP이 포함됐고, 우주에서 실제로 재생된 기록이 남아 있다.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었다
이 음악들은 번역 없이 공유됐다. 한국어 가사를 모르는 우주비행사들이었지만, 노래의 에너지와 흐름은 언어를 넘어 작동했다. 오히려 해석이 필요 없는 음악이라는 점에서 더 편안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 안에서 뜻보다 느낌이 우선된 순간, 음악은 감정의 언어가 됐다.
K-POP은 어떻게 우주에 도달했을까
NASA는 콘텐츠를 신중하게 고른다. 특히 외부로 향하는 프로젝트일수록 더욱 그렇다. 선곡 하나에도 이미지와 상징이 담기고, 한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기준 속에서 K-POP이 리스트에 올랐다는 건 단순한 인기 차원이 아니었다.
그 시기 K-POP은 음악 이상의 의미로 해석되고 있었다. 에너지, 정체성, 그리고 때로는 ‘기능성 콘텐츠’로까지 작용하는 영향력. 한국에서 만들어진 음악이, 우주비행사의 일상 루틴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었다.
지구에선 인기, 우주에선 위로
우주는 조용하다. 주변 소리가 아닌, 자기 몸의 리듬을 듣게 되는 환경. 그 속에서 켜는 음악은 단지 흘려보내는 소리가 아니라, 나를 다잡는 신호처럼 작동한다.
지구에서야 수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우주에선 그 한 곡이 갖는 무게가 다르다. 음악은 혼자 있다는 느낌을 조금 덜어주고, 지구의 존재를 다시 확인하게 만든다.
K-POP, 이제는 지구 바깥의 소리
최근엔 NASA뿐 아니라 SpaceX에서도 K-POP이 언급됐다. 민간 우주여행 시범 프로그램 중, 참가자가 직접 선곡한 플레이리스트에 뉴진스의 ‘Ditto’가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한국 음악이 특별한 해석 없이도 지구 전체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이제는 더 이상 '누가 듣는가'가 아니라, '어디까지 들려졌는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K-POP은 단지 한국 문화의 일부가 아니라, 지구의 언어 기능하고 있다.
말보다 오래 남는 음악 한 곡
우주에선 말이 잘 들리지 않는다. 진공에 가까운 그 공간에선, 사람의 목소리보다 음악이 더 멀리 퍼진다. 그 속에서 켜진 K-POP은 단지 한 곡의 선율이 아니라, 지구의 소리, 그리고 우리가 만든 문화의 조용한 확장이었다.
언젠가 또 누군가, 지구 밖에서 플레이리스트를 만든다면 그 안에 다시 한국의 음악이 담길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흘러나오고 있을지 모를 한국의 목소리. 그건 소리로 기억되는 또 하나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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