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라미드 안으로 들어간 유일한 뮤직비디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집트 피라미드를 ‘밖’에서 본다. 여행을 가도, 다큐멘터리를 봐도, 우리가 마주하는 건 늘 외벽이다. 그 안쪽은 누구에게나 ‘출입 불가’로 알려진 공간. 실제로 피라미드 내부, 특히 미라가 있던 석관 근처는 일반인은 물론 촬영조차 허용되지 않는 구역이다.
그런데, 거기서 뮤직비디오를 찍은 사람이 있다.

아무도 못했는데, 왜 이 사람만 가능했을까
2000년대 초반, 이정현은 두 번째 앨범 타이틀곡 ‘너’를 준비하고 있었다. 평범한 세트장 대신, 실제 이집트 현지에서 촬영을 하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문제는, 그 누구도 카메라를 들 수 없던 장소였다는 것.
한두 군데 거절이 아니었다. 이집트 정부와 문화재청, 관광청까지 공식적인 거절이 이어졌고, 모두가 어렵다고 했다.
그런데 결과는 달랐다. 촬영 허가가 떨어졌다. 그것도 정식 공문과 함께.



당시 현장에선, 이정현이 직접 준비한 전통 이집트 복장이 화제가 됐다. 퍼포먼스가 아니라, 전체 콘셉트가 고대 이집트의 상징과 연결되어 있었고, 현지 관계자들은 그 진심을 받아들였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누구도 쉽게 열 수 없던 문이, 그날은 조용히 열렸다.
그 장면은 이후 뮤직비디오에 고스란히 담겼다. 피라미드 복도, 벽화가 남은 통로, 그리고 관이 놓인 방. 그 사이를 조용히 걷는 모습은 당시 영상 매체에서는 볼 수 없던 장면이었다.
특수효과도, CG도 없이 진짜 장소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이 영상은, 지금도 유튜브에 남아 있다. 단순히 노래를 소개하는 뮤직비디오가 아니라, 지금은 촬영이 금지된 구역을 담은 유일한 기록물이 된 셈이다.

다 막혔던 문, 그날은 열렸다
피라미드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내부 촬영은 여전히 금지다. 하지만 그 한 편의 영상은 지금도 남아 있다. 유튜브 검색창에 '이정현 너 뮤직비디오'를 치면 확인할 수 있다.
복잡한 설명보다, 그냥 그 장면을 보면 된다. 이집트가 왜 허락했는지. 왜 지금도 유일한 기록으로 남았는지. 설명보다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한 번 뿐이었던 그 장면, 누군가는 기획으로 시작했지만, 누군가는 기억으로 남겨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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