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 '먹는 마운자로' FDA 허가…비만약 경쟁 2라운드 시작
복용 편의성 앞세운 릴리 vs 기존 제형 확장한 노보
효과는 주사제 우위…경구제는 시장 확대 변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를 승인하면서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새로운 경쟁 국면에 진입했다. 주사제 중심으로 형성됐던 시장이 '먹는 약'으로 확장되며 판도 변화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FDA는 GLP(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 경구제 '파운다요(성분명 오르포글리프론)'를 승인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파운다요는 비만 성인 또는 체중 관련 질환을 동반한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병행 치료에 사용된다.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알약 형태로 오는 4월 초 미국 시장에 출시된다. 한국 일라이 릴리 관계자는 "국내 출시도 논의 중이며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은 향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운다요는 임상시험에서 주사형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보다 다소 낮은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최고 용량 투여군에서 평균 12% 이상의 체중 감소가 나타났으며 전체 임상에서 약 12~15% 수준의 감량 효과가 관찰됐다. 앞서 출시된 마운자로의 임상시험 체중 감량률은 20% 이상이다.
파운다요 출시를 계기로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와 릴리 간 경쟁도 다시 가열될 전망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초 경구용 GLP-1 제제 '위고비 필'을 미국에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일라이 릴리가 파운다요를 통해 후발주자로 가세하면서 경구용 비만 치료제 시장의 독주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파운다요와 위고비 필은 복용 방식과 제형 기술에서 차이가 있다. 파운다요는 음식 섭취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어 환자 편의성이 높다. 위고비 필은 공복 상태에서 복용해야 하는 제약이 있다. 약물 구조와 흡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위고비 필은 기존 주사제형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한다. 펩타이드 특성상 위장에서 쉽게 분해되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흡수 촉진제(SNAC)를 결합했다. 파운다요는 비펩타이드 소분자 GLP-1 수용체 작용제로 처음부터 경구 투여를 전제로 설계돼 별도의 복용 조건 없이도 체내 흡수가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연이은 경구용 비만 치료제 출시가 시장 자체를 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GLP-1 치료 대상자 중 실제 치료를 받는 비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사에 대한 거부감과 접근성 문제가 주요 장벽 중 하나로 지적됐다.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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