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문명5 개발진의 새로운 도전. 아라 히스토리 언톨드

김남규 2024. 10. 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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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X 장르를 대표하는 최고의 인기 게임 ‘문명’ 시리즈가 오랜만에 신작 ‘문명7’으로 돌아올 예정인 가운데, 다양한 경쟁작들이 등장해 흥미로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그 중 최근 발매된 옥사이드 게임즈의 신작 ‘아라 히스토리 언톨드’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신생 회사의 새로운 IP 게임이긴 하지만, ‘패왕 간디’, ‘문명하셨습니다’라는 유행어를 탄생시켰던 문명 시리즈 최고 인기작 ‘문명5’ 개발진이 독립해서 내놓은 신작이기 때문이다.

아라 히스토리 언톨드

게다가 한국 지도자로 세종대왕, 그리고 유관순 열사까지 내놓으면서 한국 이용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임의 완성도를 떠나서 한국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치트키를 쓰고 시작한 느낌이다.

문명5 개발진의 새로운 도전

이미 문명5에서 이미 정점을 찍어본 이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만큼, 새로운 시도를 많이 담았다.

플레이 자체는 기존 문명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으로 즐길 수 있지만, 플레이가 길어질수록 다른 이들의 턴이 종료되기까지 기다리는 것이 지루했던 문명 시리즈의 약점을 동시 턴제 시스템으로 개선한 것이다. 자신의 턴이 왔을 때 모든 행동을 종료하면, 다른 이들의 턴도 같이 종료되기 때문에, 기다릴 필요없이 쾌적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세종대왕과 유관순 열사가 한국 지도자로 등장한다

또한, 시대가 넘어갈 때마다 랭킹이 매겨지면서, 일정 랭킹 이하의 문명은 자동으로 멸망하게 된다. 멀쩡하던 문명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이 좀 어이없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게임 초반에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가능성 없는 게임은 빠르게 포기하고 새롭게 시작하라는 배려다. 문명 시리즈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작은 문명들 때문에 턴이 늘어지는 경험이 많았던 만큼, 게임의 속도를 올리려는 목적도 있어 보인다.

순위 안에 못 들면 멸망

이런 변화는 4X 게임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멀티플레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답으로도 작용한다. 동시 턴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멀티 플레이에서도 다른 플레이어들의 행동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으며, 시대가 흐를 때마다 약소 문명이 퇴출되면서 게임 플레이가 확실히 빨라졌기 때문이다. RTS 만큼 단기간에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문명 시리즈의 멀티플레이를 생각하면 상당히 쾌적해졌으며, 이용자가 이탈하더라도 AI가 대체하기 때문에 도전해볼만한 콘텐츠가 됐다.

이탈한 사람은 AI가 대신해줘서 문명 시리즈보다는 할만해진 멀티플레이

게임 플레이는 문명5 개발진 답게 4X 게임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문명 시리즈를 기본으로 하고, 거기서 좀 더 심화된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만든 느낌이다. 타일을 하나씩 넓혀가면서 문명 크기를 넓혀가는 것이나, 불가사의를 건설하면 다양한 효과가 부여되면서 문명 점수가 올라가는 것, 다른 국가를 발견하게 되면 다양한 선물이나 무역 등으로 외교 관리를 하는 것, 병사를 육성해서 전쟁을 하는 것 등 4X 게임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너무나도 익숙한 플레이들이다.

초반은 익숙한 4X 게임이다

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보면 문명 시리즈와의 확실한 차이점이 느껴진다. 영토를 넓혀가다보면, 그 지역에서 나는 자원들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은 동일하나, 자원마다 생산 속도가 존재하고, 각종 연관된 자원을 추가로 투입해줘야 생산 속도가 증가한다. 급할 때는 돈을 투입해도 생산 속도가 빨라지지만, 소중한 돈을 무작정 투입할 수는 없으니, 생산 속도를 빠르게 해줄 수 있는 자원을 빠르게 찾아서 확보해야만 남들보다 더 빠르게 문명을 성장시킬 수 있게 된다. 문명 보다는 아노 시리즈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이다.

관련된 자원을 투입해줘야 생산 속도가 빨라진다

문명 발전 속도에 따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바로 멸망할 수도 있는 게임이다보니 불가사의 같은 중요 건축물을 빠르게 건설하는 것이 중요한데, 중요 건축물을 빠르게 짓기 위해서는 결국 남들보다 자원을 빨리 수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영토 넓히는 것만큼이나 물류가 중요해지다보니, 이런 스타일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복잡해진 느낌이다. 문명5를 생각하고 온 사람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발전 효율을 높여주는 위인들

또한,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합류하게 되는 위인들도 역할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자문 위원으로 배치하거나, 제작을 시키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어느 곳에 배치하는가에 따라 효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가 더 유연해진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초보자를 배려하기 위해 기존 시리즈보다 많이 간략화됐던 문명5보다는 좀 더 4X 마니아들의 취향에 맞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 게임의 흐름을 빠르게 하기 위해 시도한 동시 턴 시스템은 4X 턴제 게임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늘어지는 플레이에 대한 확실한 해답이 될 수 있어 보인다.

게임을 어렵게 느껴지게 만드는 복잡한 인터페이스

다만, 아직 출시 초기이다보니 최적화 문제가 있고, 너무 복잡한 인터페이스가 안그래도 복잡한 게임을 더욱 더 복잡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메뉴 아이콘이 너무 산발적으로 화면에 흩어져 있다보니, 어떤 메뉴가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하는 것이 쉽지 않다. 4X 장르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실험적인 도전은 상당히 좋았지만, 초보자들에게 게임을 더 어렵게 느껴지게 만드는 인터페이스 문제를 해결해야, 야심차게 준비한 도전들이 더 빛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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