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노후 빌라 다시보자"…재개발 투자붐에 빌라경매 흥행

이지은 2026. 7. 1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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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등
정비사업 활성화에 투자자 쏠려
마천동 빌라, 낙찰가율 158% 기록

최근 수년간 전세 사기 여파로 위축됐던 서울 빌라 경매시장에 다시 응찰 수요가 몰리고 있다.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 정비사업 활성화에 나서면서 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노후 빌라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빌라 경매시장 낙찰가율은 78%를 기록했다. 집값 상승으로 경매시장 열기가 뜨거웠던 2021년 9월 최고 97.6%까지 치솟았던 서울 빌라 낙찰가율은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2023년 이후로 70%대까지 하락했다. 이후에도 3년간 80% 안팎에서 소폭 등락을 반복하며 유의미한 상승 추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 전반은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특정 물건의 경우 수십 명의 응찰자가 몰리거나 낙찰가율이 100%를 넘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다수가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돼 재개발 수혜가 기대되거나 모아타운 추진 또는 도심공공주택복합지구로 지정된 곳들이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송파구 마천동 '성하빌라' 한 가구는 8억7800만원에 낙찰됐다. 최초 감정가는 5억5500만원으로, 감정가보다 3억2300만원 높은 가격에 주인을 찾았다. 응찰자는 22명이 몰렸으며 낙찰가율은 158.2%를 기록했다. 해당 물건인 거여·마천재정비촉진지구에 속한 마천5구역에 있다. 마천5구역인 거여·마천재정비촉진지구 내 재개발 사업지로, 2013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후 신속통합기획을 거쳐 다시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향후 이곳에는 아파트 2014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달 광진구 중곡동의 다세대 빌라인 '웰컴시티' 3가구도 140%대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경매에 나온 3가구는 각각 4억3000만원, 4억7500만원, 4억7000만원에 낙찰되며 최초 감정가(2억8900만원·3억3200만원·3억31000만원) 대비 최소 1억원 넘게 비싼 가격에 주인을 찾았다. 낙찰가율로는 각각 148.8%, 143.1%, 142.1%를 기록했다. 이 중 해당 빌라 2층 매물 2가구의 경우 각각 19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이 물건은 광진구 중곡동 D2구역 내 위치한 빌라다. 현재 신속통합기획 추진을 위한 동의서 징구가 진행 중으로, 향후 재개발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낙찰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은평구 불광동에서도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지에 포함된 다세대주택이 140.1%의 낙찰가율에 낙찰됐다. 다세대 빌라인 불광동 위산렉스빌 한 가구는 지난달 최초감정가(3억126만원)보다 약 1억2000만원 비싼 가격인 4억22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해당 물건은 불광근린공원 인근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구역 내에 포함돼 있다. 이 지구는 올해 복합사업계획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곳으로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을 마치면 일대에 2150가구가 들어설 전망이다.

이 밖에도 지난 5월에는 성북구 장위동의 청운트윈스빌 1가구가 낙찰가율 138.1%(5억8000만원) 낙찰됐다. 최초 감정가 4억2000만원보다 1억6000만원 비싼 금액이다. 해당 빌라는 장위뉴타운 내 장위14재정비촉진구역에 위하고 있다. 장위14구역 일대에는 최고 35층, 26개 동, 2846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으로, 내년 3월 사업시행인가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는 최근 15억원 미만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갭 메우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실수요자와 투자 수요가 빌라 경매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매매수급지수는 109를 기록했다. 2021년 9월 113.3을 기록한 이후 4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웃돌수록 빌라를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전세 사기와 관련된 깡통전세 물건이 아직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아 경매 시장의 낙찰가율이 저조한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교통 여건이 양호한 역세권 신축 빌라 등을 중심으로 향후 가치상승을 기대하고 낙찰받는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정비사업 추진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2.0을 통해 정비사업 인허가 기간 단축에 나선 데 이어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의 법적 상한용적률을 완화하는 등 정비사업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향후 가치 상승과 입주권 확보를 기대하는 투자 수요를 중심으로 빌라 경매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며 "다만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물건은 매매시장에서 프리미엄이 어느 수준에 형성돼 있는지를 고려해 적정 낙찰가를 신중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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